1월 수출·수입 감소는 저유가 영향이 컸다. 두바이유 국제유가가 배럴당 45.8달러로 지난해 1월(104달러)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석유제품·석유화학의 수출이 각각 18억달러, 8억달러나 감소했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수출이 4.1%와 7.3%씩 감소한 것도 저유가의 여파로 러시아 등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탓이다. 수입 또한 원자재 도입단가 하락으로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액이 41.4%와 51.9%씩 줄어들었다.
더 큰 문제는 원화 환율이다. 1월 미국 달러 대비 화폐가치는 유로화와 중국 위안화가 각각 5.59%, 0.48% 하락한 반면 원화는 1.37%나 올라 유독 높은 절상률을 나타냈다.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우려와 국제유가 급락 리스크에도 원화 강세 기조는 좀처럼 흔들릴 기미조차 없다. 원화의 '나 홀로 강세'는 한국 경제가 강대국들의 환율전쟁 틈바구니에서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천만하다.
수출 생존력 확보를 위해 원화 강세의 고착화만은 막아내야 한다. 글로벌 투기자본은 금리가 높고 손실위험이 작은 쪽으로 몰리기 마련이다.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고 경상흑자도 막대한 우리가 타깃이 될 수 있다. 원화에 투기자금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직시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 유가하락이 세계 교역 증가 효과를 나타내는 데 6개월가량이 필요하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환율에 짓눌려 수출기업의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