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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4월 6일] '1993년'과 '2009년'
입력2009-04-06 17:49:36
수정
2009.04.06 17:49:36
북한의 로켓 발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내 증시는 7일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증시가 예상 밖의 오름세를 나타낸 것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이런 우려는 그야말로 기우(杞憂)로 그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오히려 이날을 포함해 나흘째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이어갔다. 외국인의 적극적인 주식 매수는 국내 증시 고유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하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 이상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
더 놀라웠던 것은 북한 관련 종목의 주가 흐름이다. 남북 ‘평화’와 관련된 이른바 ‘경협(경제협력)주’는 급등한 반면 남북 ‘대결’의 상징주인 방산(방위산업)주는 급락했다. 증시는 “북한의 로켓 발사를 더 이상 남북 간 ‘대결’의 연장선에서 보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최근 한 외국계 증권사는 북한의 안보 위협과 관련된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1993년 이후 북한의 위협 내지는 도발은 국내 증시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역사적 경험을 담고 있었다.
정작 그 보고서를 읽었을 때는 별다른 의문을 갖지 않은 채 지나쳤던 ‘1993년’과 현재의 흐름 사이에 묘한 공통점 같은 게 눈에 띄었다. 1993년은 우리나라에서 무려 30여년 만에 사실상의 민간 정부가 다시 등장한 해다. 이때를 기점으로 남북 간의 관계는 ‘대결’보다는 ‘평화’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북한 관련주의 주가 흐름과 오버랩됐다.
북한의 로켓 발사로 남북이 ‘평화’로부터 좀 더 멀어졌다. 전문가의 진단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국내 증시는 급등했지만 이는 남북이 어떻게든 ‘평화’로운 관계를 다시 복원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가능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더 이상의 도발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 한ㆍ미ㆍ일 등 관련 국가의 정부들이 현명한 대응에 나서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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