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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12월 21일] 통합시 이름 짓기
입력2009-12-20 18:00:12
수정
2009.12.20 18:00:12
속담에 '못 입어 잘난 놈 없고 잘 입어 못난 놈 없다'는 말이 있다. 의복에 따라 사람의 가치가 판단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아무리 비싼 옷을 입어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단옷 군밤 둥우리 같다'는 속담도 있다.
이처럼 외양을 나타내는 '옷'의 기능은 중요하다. 내가 입는 옷이지만 남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으면 좋다는 뜻이다. 이런 '옷'의 기능은 모든 곳에 적용된다.
우리나라 국토의 남단 창원ㆍ마산ㆍ진해시가 통합을 결정하면서 지역 여론이 시끌시끌하다. 작은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대형 도시로 다시 태어나는 만큼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통합되는 '창마진 통합시'는 인구와 경제 규모 등 모든 부문에서 기초지자체 수준을 넘어 울산이나 대전ㆍ광주 같은 광역시 수준이다.
3개 시 통합은 단기적으로 전국의 광역대도시와 새로운 경쟁 축을 만들 수 있고 장기적으로 세계적인 메가시티로 국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통합되면 인구 108만명, 서울 면적의 1.2배, 지역내총생산(GRDP) 21조7,639억원으로 단숨에 전국 8대도시로 급부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랜 역사와 경제적 자족기능을 가진 도시끼리의 통합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수도권 대응 축으로 남해안시대를 주창하는 시점을 볼 때 남해안시대 성장의 핵심지역으로 부상시켜야 한다.
통합시의 명칭에서부터 청사 소재지, 기존 청사 활용 문제, 정부 지원인 통합시 특례법에 대한 인센티브 활용 문제 등 쟁점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내년 1월까지 우선 심의하게 돼 있는 통합시 명칭을 두고 해당 3개시는 마창진ㆍ창마진ㆍ진창마 등 해당 지자체를 첫 글자에 내세우기 위해 치열한 기싸움을 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행정안전부는 일단 '창원·마산·진해' 통합시로 명칭을 정했다.
통합청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가장 먼저 통합을 주장한 마산시와 경남도청과 도 단위 기관, 대기업 등이 밀집한 창원시, 항만 물류 기능을 갖춘 진해시 등 3개시 모두 자기 지역에 통합청사를 유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글로벌 시대의 경쟁은 국가가 아니라 도시끼리의 경쟁이다. 도시 브랜드는 이름에서 시작한다. '창원·마산·진해' 통합시가 동남권 명품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잘 맞는 이름의 옷을 입고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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