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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식·진료 예약 등 늦어져 환자들 큰 불편

서울대병원 총파업 첫날 표정<br>필수인력 제외 400여명 참여<br>"6년 전 겪었는데 또… 화난다"

"무엇인가 불만이 있어서 파업을 하는 것이겠지만 이 때문에 환자들이 안정을 취할 수 없어 매우 불편합니다."

2007년 10월 이후 6년 만에 총파업에 들어간 23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로비는 평소 환자들로 붐비던 모습은 간데없고 시끄러운 마이크 소리가 울리는 등 소란스러웠다. 서울대병원 노조원들은 1명씩 나와 번갈아가며 마이크를 잡고 파업의 정당성을 호소하고 있었다. 로비 한 가운데를 300여명의 병원 노조원들이 차지하고 있어 한쪽 구석으로 좁은 통로를 오가야 하는 환자들과 방문객들의 표정은 매우 굳어 있었다. 병원 방문객들이 노조원들에게 고함치며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서울대병원 노사는 이날 오전2시부터 1시간가량 임금인상과 선택진료제 폐지 등 안건을 놓고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5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에 참가하는 병원은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 강남 건강검진센터,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동작구 보라매병원 등 총 세 곳이다.

노조 관계자는 "전체 조합원 1,400여명 중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에 배치된 최소 필수 인력을 제외한 350~400여명이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당장 파업 첫날부터 입원환자들의 배식이 늦어지고 콜센터 연결이 지연되는 등 환자들의 불편이 현실화되고 있다. 외래진료 접수창구는 비교적 한산했지만 의무기록복사 접수창구에는 20여명이 넘는 대기자가 기다리고 있기도 했다.

병원 로비에서 만난 50대 입원환자 김성식(가명)씨는 "파업을 하는 상황이야 전혀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입원실이 답답하면 가끔씩 로비에 나와 휴식을 취했는데 이런 어수선한 상황을 보니 마음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암병동에 입원해 있는 박모(60)씨는 "통상 점심시간이 12시30분 정도였는데 오늘은 30분 늦은 1시 정도에 나왔다"며 "지금이야 큰 불편은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아무래도 정상적인 병원업무가 힘들지 않겠느냐"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입원 환자인 한은태씨는 "2007년에도 파업으로 휠체어를 밀어줄 병원 직원이 없어 혼자 불편한 몸을 이끌고 로비로 내려왔었는데 오늘도 똑같은 일을 겪으니 화가 난다"며 언성을 높였다.

사측은 파업에 따른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비노조원을 중심으로 근무조를 짜 환자 식사 배달과 수납 업무 등에 대체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근무인원 절대 수가 감소한 만큼 파업이 지속되면 외래환자 접수나 입원환자 식사 배달 같은 일부 병원 업무는 차질이 불가피해 환자들이 불편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직원 가운데 노조가입률은 20% 정도이고 노조원 일부만 파업에 참가하는 만큼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며 "이른 시간 내에 파업이 끝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6월27일부터 ▦선택진료제 폐지 ▦임금 총액 13.7% 인상 ▦비정규직 정규화 ▦적정 진료시간 확보 ▦소속직원 70% 동의 시 관리자 교체 등을 요구했다. 반면 병원 측은 올해 68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경기침체로 환자 수 증가가 정체되는 등 경영환경이 어렵다며 노조 입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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