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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200여대의 차량이 한곳에 모여 트렁크를 열고 중고물품을 사고파는 이색 벼룩시장이 열렸다. 아름다운가게와 신세계 센텀시티는 26일 야외주차장 B부지에서 소외계층을 위해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는 '카부츠(Car Boots) 벼룩시장'을 개최했다. 카부츠 벼룩시장은 지정된 장소에 자신의 자동차를 주차하고 트렁크에 판매대를 설치한 뒤 물건을 판매하는 새로운 형태의 프리마켓으로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판매해 재사용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자동차 트렁크(boot)를 열고 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유럽에서 흔한 시장의 형태다. 주로 여름철에 열리는 벼룩시장으로 파는 물건은 정해진 것 없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서울 '뚝섬 아름다운 나눔장터' '홍대 프리마켓' 등 일반 벼룩시장이 국내에서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으나 카부츠 벼룩시장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여대의 차량이 참여한 이날 행사에서는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의류ㆍ가방ㆍ신발ㆍ도서ㆍ잡화ㆍ소품ㆍ주방용품ㆍ유아용품 등 다양한 물건이 매물로 나왔다. 행사장을 찾은 수천여명의 시민들은 재활용 물품을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싼값에 구입하는 벼룩시장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무료로 참가할 수 있는 카부츠 벼룩시장에서 판매자들은 수익의 30% 이상을 자율적으로 기부하고 주최 측은 기부금을 모아 저소득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박진우 아름다운가게 부산울산본부장은 "추억이 담긴 물건을 팔고 사면서 이웃들과 우정을 쌓는 자리가 카부츠 벼룩시장"이라며 "자원 재활용과 나눔 실천을 확산시키기 위해 기획된 이 행사를 정기적으로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센텀시티는 어린이날에도 아름다운가게와 공동으로 어린이 벼룩시장을 마련해 수익금의 50%를 저소득층의 어린이 공부방과 장애어린이 지원에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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