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 '붉은 자본가'인 룽즈젠(榮智健) 중신타이푸(中信泰富ㆍ시틱퍼시픽) 회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풍파에 쓸려 몰락했다. 9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중신타이푸는 대규모 외환 파생상품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룽 회장과 판홍링(范鴻齡) 사장의 동반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룽 회장이 이끌어 온 중신타이푸는 작년 10월 외환 파생상품 투자로 155억 홍콩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으며, 중국 수사당국은 지난주 룽 회장 등의 책임 여부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룽 회장은 당시 철광석 가격 파장의 영향을 줄인다는 전략 아래 줄곧 호주달러로 외환 계약을 진행해오다 거액의 외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룽즈젠 회장은 룽이런(榮毅仁) 전 국가부주석의 아들로, 2대에 걸쳐 '중국의 붉은 자본가'로 공산당 정부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지난 2005년에는 포브스에 의해 중국 최고갑부로 선정된 바 있다. 롱 회장 후임으로는 중신그룹의 창전밍(常振明) 대표(총경리)가 이사회에서 새 주석(회장)에 선출돼 경영권을 승계했다. 중신타이푸는 중국의 대표적 국영기업인 중국투자신탁공사의 홍콩 자회사로 항공, 기초건설, 부동산 및 전신업을 운영하는 거대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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