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세상은 넓고 예술은 다양하다. 올 여름엔 자국 고유의 문화와 예술을 세계에 알리려는 노력이 올림픽 참가선수단의 열정 못지 않게 뜨겁다. 다양한 미술관ㆍ박물관들이 국제교류전을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다채로운 이국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보통 '디자인'을 이야기 할 때는 유럽의 전통 디자인부터 시작하지만, 그 유럽 디자인이 풍성함을 더하게 된 데는 이슬람 문화의 영향이 컸다. 이를 보여주는 예술품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기획전 '영국 빅토리아&알버트(이하 V&A) 박물관 소장품전-오웬 존스와 알람브라'가 고양시 아람미술관에서 12월2일까지 열린다. V&A는 유럽과 동양의 미술품을 두루 갖춘 세계 최대의 공예ㆍ디자인 박물관으로 유명하다. 전시 제목에 등장하는 오웬 존스(1809~1874)는 디자인분야의 교과서로 꼽히는 저서 '세계 문양의 역사'에서 영국 디자인의 '일반 원칙'을 제시했고 이는 현재까지도 디자이너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에 머무르며 이슬람 문양을 연구했고 이는 유럽에 이슬람풍 공예바람을 일으켰다. 전시에서는 존스가 만든 이슬람풍의 문양과 화려한 이슬람풍 장식이 가미된 1870년대 주전자를 비롯해 도자기ㆍ그림ㆍ유리공예ㆍ벽지 등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을지로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갤러리에서는 폴란드의 30~40대 디자이너들의 제품 디자인을 선보이는 '언폴리쉬드(Unpolished)-폴란드의 젊은 디자인'전이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북유럽 디자인의 한 축을 잡고 있는 폴란드의 디자인은 저렴하고 쉬운 재료로 기막힌 제품을 만들어내는 게 특징이다. 참여한 16명의 디자이너들은 공통적으로 단순함, 수공예, 재활용과 재사용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디자인전이지만 앞서 밀라도 국제가구박람회, 파리의 '디자이너스 데이즈'등 명망 있는 디자인 행사와 박물관 전시를 거쳐 전세계에서 14번째로 한국에 도착했다.
경기도 광주시 영은미술관에서는 중국 한(漢)나라 시대의 생활ㆍ문화ㆍ예술을 보여주는 유물전 '미술관, 2200년 전 한나라 유물을 담다-불멸의 꿈'을 10월21일까지 개최한다. 중국에 대한 관심으로 중국현대미술 및 고미술에 대한 전시는 종종 볼 수 있지만 이 같은 고대 문물전은 귀한 편이다. 중국 사천성, 하남성, 섬서성 일대에서 출토된 이번 전시 유물들은 기원전 206년부터 기원후 220년대 작품이 주를 이루며 한나라의 뛰어난 문화와 종교ㆍ사상ㆍ건축 등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녹유누각, 2,000년 된 조(곡식), 병사용, 화상전, 탁본 등 모두 100여 점의 유물을 선보인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문화의 자랑거리인 조선시대 도자기도 한류를 타고 남미 브라질에 진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한국국제교류재단과 함께 마련한 '한국도자 600년전'이 16일 브라질 상파울루미술관에서 개막해 11월25일까지 열린다. 우리 문화재를 남미에 소개하는 첫 전시로 조선시대 도자 70점과 이를 계승한 현대 한국작가의 작품까지 총 96점을 선보인다. 물고기 무늬가 들어간 분청사기 장군과 순백자, 백자 문방구 등 조선 도자와 윤광조ㆍ이수경ㆍ신미경ㆍ구본창ㆍ정광호 등 현대미술가의 작품이 남미의 심미안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