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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그리는 작가' '글자를 그리는 작가'… 김홍주(68) 화백에게는 수많은 별칭이 따른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긴 작업의 여정 동안 끊임없이 다양한 소재를 다뤄온 작가의 태도로부터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꽃과 풍경을 소재로 한 세밀화는 회화의 본질적 탐구에 대한 탁월한 이해와 세련된 감각이 결합돼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틀에 박힌 양식이나 관념적 유희에 빠지지 않고 부단히 자기 변신을 거듭한 점도 그의 일관된 회화 정신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작품에 특정한 의미를 강요하거나 부여하지 않고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들을 날 것 그대로 볼 것을 제안한다. 그래서 작품 대부분이 특별한 제목을 갖지 않는 '무제'다. 관람객도 작가의 작품을 자신의 시각적 미감을 통해 온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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