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함’ 첼시를 격침한 기성용(24·선덜랜드)이 축구 본고장 영국의 언론을 종일 자신의 이름으로 도배했다.
선덜랜드 미드필더 기성용은 18일(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에서 열린 첼시와의 캐피털원컵(1~4부 92개 팀 출전) 8강에서 1대1이던 연장 후반 13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해 8월 잉글랜드 프로축구 진출 뒤 1년4개월 만에 나온 첫 골이었고 이 골로 2대1로 이긴 선덜랜드는 15년 만에 리그컵 대회 4강에 올랐다. 정규리그 최하위인 선덜랜드는 기성용의 한 방으로 정규리그 3위 첼시를 무너뜨리는 ‘꼴찌의 반란’을 일으킨 셈이다.
0대1로 뒤진 후반 16분 교체 투입된 기성용은 연장 들어 몇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더니 종료 2분을 남기고 기어이 골망을 출렁였다.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공을 잡아 가운데로 이동하며 수비수 2명을 제친 그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2만여 홈 팬들을 흥분시켰다.
축구전문사이트 골닷컴은 “기성용이 드라마틱한 연장 결승골을 뿜었다”며 기성용에게 양 팀 최다인 별 4개(5개 만점)를 줬고 유로스포츠는 10점 만점에 8점을 줬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성공의 열쇠’라는 의미로 ‘Ki to Success’라는 제목을 뽑았다. 영국 BBC스포츠도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기성용의 포효하는 모습을 실어 “선덜랜드가 연장 끝에 첼시를 쓰러뜨렸다”고 전했다.
기성용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최강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난하는 내용을 올린 사실이 올 7월 드러나 여론의 포화를 맞았다. 이후 9월 스완지에서 선덜랜드로 임대되는 등 곡절이 있었던 기성용은 최근 선덜랜드에 부임한 구스타보 포예트 감독의 신임 아래 데뷔골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경기 후 기성용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2골을 넣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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