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자동화로 베이징집하장 처리속도의 10배<br>28일부터 中 200개도시에 택배서비스 개시
| 중국 항저우 샤오산공항의 페덱스 물류허브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고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페덱스는 오는 28일 해외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중국 전역에 걸친 택배서비스 개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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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성(浙江省)의 '물의 도시' 항저우(杭州)는 지난 7세기 수(隋)나라가 건설한 강남대운하의 종점으로 중국 대륙의 해운물류 중심지였다.
히자민 지금 그 물길은 관광자원으로 이 지역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 이 곳 항저우에 세계 최대 항공 특송회사인 페덱스(FedEx)의 물류허브가 세워지면서 중국의 차세대 물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1일
밤 11시께 항저우는 비는 오지 않았지만, 날씨가 축축했다. 어둠을 헤치고 찾은 샤오산(蕭山)공항 인근 3,000평 규모의 페덱스 물류허브에는 10여명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짐을 분류하고 있었다.
텅 빈 공간을 보면서 "중국 내륙 택배 서비스 1주일을 앞두고 준비가 너무 소홀한 것 아닌가" 의문이 들었는데, 기자를 맞은 야근 당직자 허펑잉(何鳳英) 경리는 "이 곳은 모든 설비가 자동화돼 있기 때문에 직원 60명이 교대로 근무하면서 한 시간에 9,000개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베이징의 페덱스 게이트웨이(집하장)의 화물처리량(1시간 802개)의 10배가 넘는 놀라운 처리속도다. 허 경리는 "물품마다 찍힌 바코드를 통해 고객들은 자신이 보낸 물건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페덱스는 오는 28일 항저우 허브를 통한 택배 서비스를 개시, 중국내 200개 이상의 도시에 '정시(定時) 배달' 및 '배송 물품 위치 추적' 등 첨단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
페덱스의 항저우 허브는 미국 본사인 멤피스(Memphis)를 허브로 스포크(자전거바퀴) 모양으로 물품을 분류해 미국 전역에 특급 배송하는 시스템을 원용한 것으로, 이를 통해 중국내 200여개 도시에 부채살처럼 화물을 신속ㆍ정확하게 배송하게 된다.
허 경리는 "페덱스는 주요 도시의 익일 배송을 위해 중국 최초의 민간항공사인 오케이 에어웨이즈(Okay Airways)와 협력, 3대의 보잉 737기종으로 중국내 항공화물 운송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페덱스는 이에 앞서 지난 3월 중국 현지 합작회사인 DTW(天津大田)을 4억 달러에 인수하며 중국 택배시장 진출을 선언했으며, 필리핀 수빅에 위치한 페덱스 아ㆍ태지역 허브를 오는 2008년까지 중국 광저우(廣州)로 옮기기로 확정하고, 이전작업을 진행중이다.
페덱스가 이처럼 중국 물류산업에 '올인'하는 것은 밝은 시장전망 때문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형위원회(발개위)에 따르면 올해 1ㆍ4분기 중 중국의 사회물류총액은 15조6,000억위안(약 1,872조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2% 성장했으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중국의 물류총액은 73조9,000억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팡뎬쥔(房殿軍) 독일물류연구원 연구위원은 "11차 5개년계획 기간(2006~2010년) 중국의 물류총액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훨씬 높은 연평균 23%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천자량 중국 페덱스 회장
"첨단 서비스로 中시장 석권할것"
"정시 배송, 화물 위치 확인 시스템 등 첨단 물류서비스를 앞세워 중국 국내 택배시장을 단숨에 석권하겠다."
천자량(陳嘉良ㆍ사진) 중국 페덱스(FedEx) 회장은 "4년 연속 두 자리 수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은 페덱스에게 기회의 땅"이라며 "중국 물류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천 회장은 또 "특송부문 1위업체인 페덱스의 중국 택배산업 진출은 세계 최고의 물류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라면서 "페덱스가 중국 대형화물 4위인 DTW 인수를 통해 중국 택배시장에 발을 들여놓지만 오래지 않아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출신인 천 회장은 지난 85년 홍콩대학을 졸업과 동시에 페덱스에 입사해 23년간 아시아지역의 물류산업 현황 전반에 대해 이해가 깊은 인물.
그는 한국의 물류산업에 대해 "한국은 지리적인 위치나, 대한항공 등 선두업체들의 물류서비스의 질로 볼 때 세계적인 수준에 근접해 있다"고 높이 평가하면서 "인천공한은 아태지역의 중요한 허브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 화물 추적서비스나 통관시스템에서 보완할 문제가 있다"면서 "고객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체제 및 기술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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