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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한국 10대 코스] 10대 코스선정, 변화의 바람을 이끈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인터넷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009 한국 10대 코스’ 선정작업이 본격적인 막을 올리면서 독자엽서와 인터넷을 통한 일반인 투표가 한창이다. 아마추어 골퍼, 클럽챔피언, 프로골퍼, 선정위원들의 의견이 고루 반영되는 10대 코스 선정을 앞두고 각 분야를 대표해 4인이 자리를 함께했다. 골프에 대한 애정으로 치자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네 명의 골퍼들이 코스선정, 그리고 골프장과 골퍼들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사진 2- 왼쪽부터 전우선 장현골프클럽 대표(한국 10대 코스 선정위원), 박완호 산유코리아 대표(아마추어 골퍼), 김석현 (주)대건보드 대표(클럽챔피언), 김덕주 전 뉴스프링빌CC 대표(프로골퍼)) ▲ ‘한국 10대 코스’ 선정이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우수 코스를 선정하는 의의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전우선(한국 10대 코스 선정위원): 모든 것은 나름의 가치를 담고 있다. 이 가치는 제대로 알려지고 공유되어야 한다. 10대 코스 선정은 이런 의미에서 골퍼들에게 골프장 이용에 대한 훌륭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준다. 골프장에는 경쟁구도 속에서 코스관리나 서비스 측면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와 변화의 지침을 제공한다. 이 같은 경쟁을 통해 골프계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는 데 코스 선정의 의의가 있다고 본다. 박완호(아마추어 골퍼): 아마추어 골퍼로서 10대 코스 선정을 통해 훌륭한 골프장의 기준과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다. 골프장에도 코스나 운영시스템을 개선하는 동기로 작용할 수 있어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선정 이후 각 골프장이 사후관리에 소홀한 채 너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경계할 일이다. 김석현(클럽챔피언): 골프인구와 골프장이 많이 늘어나면서 수준도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급격한 성장의 이면에는 조급함도 더러 엿보인다. 골프장이 이용객들의 마음을 못따라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수 코스 선정을 통해 골프장들이 골퍼들의 입장을 한 번 더 고려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 아마추어 골퍼, 클럽챔피언, 프로선수 설문조사와 선정위원들의 평가를 거쳐 10대 코스가 선정된다. 각 분야를 대표해 모였는데, 훌륭한 코스는 어떤 요소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나. 김덕주(프로골퍼): 코스 레이아웃이 첫째라고 본다. 코스가 서로 부딪히지 않고 독립적으로 설계돼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요즘에는 클럽하우스를 비롯한 각종 시설은 다들 고급스럽게 잘 만드는 추세다. 아무래도 세월이 좀 흘러 조경 등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진정으로 명문 골프장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또한 공정한 부킹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직원들이 서비스에 얼마만큼 최선을 다하느냐도 명문을 가르는 기준이다. 전우선: 이제는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문화가 고도로 발달해 코스설계가는 물론 골퍼들이 코스를 바라보는 시야가 매우 넓어졌다. 하지만 나는 좋은 코스를 소박한 의미에서 찾고 싶다. 골프장은 체육시설이므로 골퍼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러므로 비기너부터 로핸디캐퍼, 프로선수까지 모두가 공존하며 만족할 수 있는 곳이 진정 훌륭한 코스일 것이다. 물론 실력 차가 있는 골퍼들을 다 만족시킬 수 있는 설계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설계 시 이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석현: 말씀하신대로 골퍼들마다 원하는 레이아웃이 달라 이를 모두 충족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실적인 대안 가운데 하나가 티잉그라운드를 모두 개방하는 것이다. 그리고나서 골퍼들이 원하는 대로 고르게 하면 된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곳이 흔치 않은 게 문제다. 우리나라는 해외와 달리 산악지대에 골프장을 조성할 수밖에 없다 보니 코스 길이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단순히 코스를 길게 만들기보다는 플레이에 따라 공정한 보상이 따르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여기에 모든 골퍼들이 바라는 재미있고, 도전적이고, 아름다운 곳이야말로 우수한 코스라 볼 수 있다. 박완호: 운영시스템을 먼저 꼽고 싶다. 부킹, 서비스, 이용요금 등이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먼저 와닿는 부분이다. 코스는 독립적인 설계로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지루하지 않은 레이아웃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린스피드 등 평소 코스관리 상태도 중요하다. 여기에 코스관리와 운영시스템의 원칙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견지해오고 있느냐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관리보다는 사용자를 위한 편의에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극단적인 폐쇄성은 지양했으면 좋겠다. 아무리 훌륭한 코스라도 일반 골퍼들이 접할 기회가 전혀 없다면 결국 ‘그들만의 코스’이기 때문이다. ▲ 얼마전부터 많은 골프장들이 코스 리모델링, 시설 개보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골프장들의 변화에 대해서는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는가. 김덕주: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무분별한 경쟁은 자제되어야 한다. 최근 신설되는 코스는 대부분 7천 야드가 넘는데, 이것도 생각해볼 일이다. 코스가 무조건 길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골프장 이용객의 대다수가 아마추어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을 위한 설계가 필요하다. 그린도 과도한 언듀레이션을 주어 너무 어렵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코스를 너무 난해하게 세팅하면 골프를 즐기러 갔다가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일 수 있다. 김석현: 맞는 말씀이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은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라운드에 나서기 때문에 부담 없이 첫 홀을 맞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마지막 홀도 비교적 쉽게 조성해 기분좋게 라운드를 마무리할 수 있게 해준다면 좋을 것이다. 라운드를 자주 하다보니 개보수한 코스를 많이 경험했다. 레이아웃은 그대로 둔 채 티박스를 뒤로 빼서 거리 늘리기에 급급한 측면이 없지 않다. 거리만 늘리려다 보면 레이아웃이 망가진다. 해저드나 벙커 등도 조정하고 전체적인 레이아웃에 맞춰 코스를 다듬어야 리모델링의 의도를 제대로 살리는 길이다. 아울러 시설 고급화나 청결화도 중요하지만 그 부담이 고스란히 이용자에게 전가돼서는 곤란하다. 전우선: 10대 코스 선정에는 세부 평가항목들이 정해져 공개돼 있다. 물론 골프매거진과 선정위원,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약간씩 변동이 생기기도 한다. 골프장을 다니면서 이 항목을 참고해 리모델링을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골프장 사장들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선정위원으로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이처럼 골프장 경영자들이 골퍼들이 진정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철저히 파악해 개보수에 임한다면 훌륭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 평소 골프장을 이용하면서 애정과 더불어 아쉬운 점도 많이 느낄 것 같다. 골프장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좀더 개선해야 할 점들을 지적해달라. 박완호: 이용자 위주로 바뀌는 게 급선무다. 잔디보호라는 명목으로 티잉그라운드에 고무매트나 멍석을 설치한 곳이 많다. 더구나 질 낮은 걸로 깔아놓아 부상 위험도 크다. 식음료 가격도 턱없이 비싼 경우가 많다. 이래서야 일반 골퍼들이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골프장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약간만 발상을 전환하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듯 싶은데,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것 같아 아쉽다. 전우선: 고비용 관리시스템을 걷어내야 한다. 일례로 해외에서는 프론트가 따로 없고 프로숍에서 비용을 정산하는 곳이 많다. 골퍼들과 상관없는 시설투자도 자제해야 한다. 이제 우리도 골프 선진국들의 시스템을 접목시킬 때도 되지 않았나. 엄밀히 따지면 회원제 골프장은 회원권을 분양한 금액으로 시설을 갖춘 곳이기 때문에 회원들로부터 관리를 위탁받은 개념으로 볼 수 있다. 투명성이 보장된 경영기법을 도입해 운영의 묘를 살려가는 게 필요하다. 그렇게만 된다면 회원들의 이해와 협조를 토대로 합리적인 경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김석현: 현재 국내는 퍼블릭과 회원제 골프장이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특히 회원제라는 이름에 걸맞는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는 곳이 많다. 가령 음식값은 호텔 수준이지만 품질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일부 골프장처럼 저렴하면서도 맛있고 고급스럽게 만들면 꼭 라운드를 하지 않더라도 음식을 즐기러 찾는 이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골프장 운영과 이미지 개선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텐데, 이를 등한시하고 있다. 김덕주: 부킹시스템이 우선 공정하게 고쳐져야 한다. 골프장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회원권을 가진 회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애써야 한다. 여기에는 골프장 오너의 마인드 변화가 필수다. 고가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부킹이 제대로 안 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 국내 골프장의 수가 이미 포화 상태라는 의견과 아직 더 늘어나도 된다는 주장이 공존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김덕주: 300개 정도면 적당하다고 본다. 현재 건설 중인 곳을 합치면 이미 이 정도를 넘어선 것으로 안다. 다만 대중제는 좀더 생겨도 될 것 같다. 또한 앞으로는 골프장 등급제 도입이 절실히 필요하다. 가령 10대 코스에 선정된 명 코스들이 상위 그룹을 형성하는 식이다. 등급에 따라 이용료를 달리해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수준에 따라 선택의 폭을 달리하면 골프장 이용이 한결 쉬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박완호: 전문적인 식견은 아니지만 골퍼들 입장에서는 골프장이 더 생겼으면 좋겠다. 골프장 신설 시 지자체의 협조를 받고 멤버십과 퍼블릭을 엄격히 구분해 그린피를 조정하면 골프인구 유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김석현: 장단점이 있어 딱히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수도권은 이미 건설할 땅이 없다고 들었다. 골프장이 늘어나면 골퍼들이야 나쁠 게 별로 없다. 다만 기존 회원권이 저평가될 수 있다. 지금도 지방 골프장은 평일 이용자들이 거의 없어 단체고객 유치에 발벗고 나서는 모습이다. ▲ 한국 10대 코스 선정과정에서 보완할 사항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라 생각하나. 박완호: 갈수록 환경이 강조되는 시대다. 코스가 얼마나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고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하는 환경친화적인 부문도 검토돼야 하지 않을까. 또한 라운드와 더불어 가족단위의 휴양 목적으로 골프장을 찾는 경우도 늘고 있다. 휴식을 위한 편안한 골프 시스템에 대해서도 평가해 봄직하다. 전우선: 선정위원들은 골프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도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므로 항목별 배점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꾸준히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적인 토론을 거쳐 합의를 도출하고 수시로 정보를 교류하는 등 패널문화를 형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석현: 자연적인 코스에 가산점을 주자는 의견에 동감한다. 아울러 서비스에도 좀더 치중했으면 좋겠다. 서비스란 결국 인간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골프장들이 서비스를 어렵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몸에 와닿는 기초적인 부분에 신경쓰다 보면 다른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리라 생각한다. 김덕주: 10대 코스에 선정된 이후 사후관리에도 더욱 신경써야 한다. 물론 2년마다 재평가가 이뤄지기는 하지만, 선정이 끝나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자만하는 골프장도 생길 수 있다. 만에 하나 선정결과와 실상이 다르다면 골퍼들로서는 여간 낭패가 아닐 수 없다. 한치의 오차도 없도록 선정과정을 더욱 세심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골프장에 대한 바람과 개선점을 많이 지적했는데, 그만큼 골프장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한다. 그렇다면 우리 골퍼들이 골프장을 이용하면서 고쳐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 전우선: 골프의 기본인 룰과 매너다. 다들 공감하는 사항이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고칠 방법은 없을까? 있다. 초보자, 상급자는 물론 프로골퍼 모두가 연습장을 이용한다. 그런데 연습장에서는 기술만 가르친다. 과거에는 티칭프로들이 룰과 에티켓 교육을 중요시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프로골프의 토대다. 그런 의미에서 각 골프단체가 티칭프로 교육에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 전국 4천여 연습장 프로들을 위한 교육시스템과 프로그램 지원이 절실하다. 이를 통해 양질의 티칭프로가 아마추어들의 소양까지 지도할 수 있다면 건전한 골프문화 육성에 일대 전기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 김덕주: 골프장 시설을 이용하면서 아주 기본적인 사항도 지키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본다. 심지어 목욕탕에서 자신이 사용한 수건도 아무데나 던져버린다. 조금만 신경쓰면 될 일인데 참 안타까운 일이다. 김석현: 우선 회원들이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 벙커정리, 그린보수 등 회원들이 골프장을 아끼는 모습을 보이면 비회원 동반자들도 따라할 수밖에 없다. 룰과 매너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선배 골퍼로서 이를 알려줄 의무도 있다. 올바른 골프문화는 골프장과 골퍼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 장시간 좋은 말씀 감사하다. 본지도 ‘한국 10대 코스’ 선정이 국내 골프계 발전에 계속 기여해 나갈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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