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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극동 개발 대표 전격 경질

이샤예프 대통령전권대표 해임 <br>트루트녜프 대통령 보좌관 임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빅토르 이샤예프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 겸 극동개발부 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푸틴 대통령은 보좌관인 유리 트루트녜프를 부총리 겸 새로운 극동연방지구 전권대표로 임명했지만 극동개발부 장관은 추후 임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홍수 피해가 극심한 극동 지역을 시찰하고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주재한 재난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인사를 전격 발표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푸틴은 이날 회의에서 당국의 홍수 피해 대처에 불만을 잇달아 표시하면서도 이샤예프 경질이 자연재해와는 무관한 정기인사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그동안 이사예프 전권대표에 대해 누적돼온 크렘린의 불만이 이번 홍수 사태를 계기로 경질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1991년부터 약 20년 가까이 극동 하바롭스크 주 주지사를 지내고 2009년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로 임명됐던 이샤예프(65)는 지난해 출범한 푸틴 3기 내각에서 신설된 극동개발부 장관까지 겸직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치권에선 이샤예프가 극동개발부 장관에 임명될 때부터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제1부총리인 이고리 슈발로프가 대표적 반대파였다. 극동 지역 주지사들도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이샤예프는 이런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극동 지역을 책임지는 전권대표와 장관직을 겸직했지만 자신을 신임했던 푸틴 대통령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월 내각 회의에서 극동개발부의 업무에 대해 자신의 지시사항 가운데 80%가 이행되지 않았다며 "도대체 일을 할 생각이 있는가"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후 이샤예프 경질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여기에 100여 년만의 자연재해로 일컬어지는 최근 극동 지역 홍수 사태에 당국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론이 거세지면서 이샤예프 징계는 기정사실이 됐다.

이샤예프에 이어 극동 지역 전권대표를 맡은 트루트녜프는 푸틴 대통령이 신임하는 측근 인사 가운데 한 명이다. 러시아 중부 페름주 출신의 트루트녜프(57)는 페름주 주지사를 거쳐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천연자원부 장관을 지냈고 지난해 푸틴 3기 내각이 들어서면서 대통령 보좌관을 맡아 크렘린 궁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그를 극동연방지구 전권대표로 임명하면서 동시에 부총리직도 맡겼다. 이로써 러시아 정부의 부총리는 7명에서 8명으로 늘어났다.

부총리급이 연방지구 전권대표를 맡은 것은 알렉산드르 흘로포닌 북(北)캅카스 연방지구에 이어 두 번째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푸틴 대통령의 극동 지역 개발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0년 처음 집권한 뒤 지방에 대한 중앙 정부의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러시아 전역을 7개 연방지구로 나눠 크렘린 궁의 지시를 직접 이행하는 대통령 전권대표를 파견했다. 현재 대통령 전권대표가 파견된 연방지구는 모두 8개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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