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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지구는 '3無지구'

은행도 병원도 학원도 全無… 미니 신도시 맞아?<br>내달 6,400가구 집들이 앞두고 있지만<br>편의시설 없어 입주민 재산피해 우려도

강일1지구 중심에 자리잡은 상업용지. 6,000여가구의 아파트는 입주가 코앞인데 상가가 들어설 자리에는 공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 있다.


“은행에 한 번 가려면 10분씩 차를 몰고 나가야 하는데 이런 곳이 무슨 ‘미니 신도시’입니까.” (서울 강일지구 입주민 박모씨) 지난 16일 오후. 서울의 동쪽 끝자락인 강동구 강일동에 위치한 강일1지구는 새로 지은 아파트로 이삿짐을 옮기는 차량으로 분주했다. 3월부터 시작한 주민 입주가 거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오는 9월 ‘강일리버파크’ 9단지가 완공되면 이곳에는 총 10개 단지 6,410가구가 새 집 살림을 시작하게 된다. 2010년 말 3,524가구 규모의 강일2지구까지 입주하면 총 1만가구에 육박하는 ‘미니 신도시’가 생겨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활기가 넘치는 아파트 단지와 달리 강일1지구 내 중심상업용지는 잡초만 무성한 채 한산한 모습이었다. 은행이나 병원ㆍ학원 등이 들어서야 할 상가빌딩은 찾아볼 수 없었고 동사무소와 교회로 쓰일 건물만이 앙상한 골조를 드러내고 있었다. 6월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는 김모(35)씨는 “아파트만 덜렁 세워놓았지 생활편의시설은 제대로 된 게 없다”며 “강일지구가 아니라 ‘3무(無)지구”라고 말했다. 은행ㆍ식당ㆍ학원 등 생활에 필요한 시설이 전무하다는 의미다. SH공사가 조성한 서울 강일지구의 상업시설 착공이 지연되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부터 매각하려고 한 상업용지가 아직까지도 팔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입주민들이 생활상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재산상 피해마저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SH공사에 따르면 강일1지구 내 중심상업용지 전체 19개 필지 중 건축심의를 낸 곳은 단 1개 필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조합원 몫인 생활대책용지와 일반매각대상지인데 각각 조합 결성과 용지 매각이 늦어지며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SH공사의 한 관계자는 “원래는 입주와 더불어 중심 상가도 문을 열 계획이었지만 뜻대로 되지 못했다”며 “일러도 내년 말이나 돼야 영업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입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최소한 1년 이상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사정으로 이 지역의 집값 역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강일1지구에서도 인기가 가장 좋은 편인 3ㆍ4단지 109㎡형의 전세값은 1억7,000만원선으로 인근 지역인 경기 하남시 덕풍동의 새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인근 D공인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도 물량이 쏟아진 올초와 비교하면 2,000만원가량 오른 것”이라며 “서울 전체를 따져봐도 새 아파트의 전셋값이 이렇게 안 오른 곳은 여기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일동 W공인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2~3년 후에는 상업시설 보완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면서도 “당장은 시설이 미비하다 보니 집주인들도 낮은 전셋값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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