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문준필 부장판사)는 A(67)씨가 전처가 분할연금 수급권을 포기했기 때문에 연금을 본인이 모두 받아야 한다며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05년 3월 아내 B(62)씨와 27년간의 혼인관계를 청산하고 이혼했다. 두 사람은 각자 명의의 재산은 각자의 소유로 귀속하고 향후 일체의 재산상 청구를 포기한다고 합의했고 이 과정에서 B씨는 2007년 공단에 A씨의 노령연금에 대한 분할 수급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서류를 제출했다. 그러나 공단 측은 "수급권이 60세부터 발생하므로 그 이전에 분할연금권을 포기할 수 없다"고 통보한 데 이어 2013년 7월 B씨가 수급권 포기를 철회하고 연금 지급을 청구함에 따라 A씨의 연금액 100만여원 중 50만여원을 B씨에게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A씨는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법원 역시 공단의 결정이 적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분할연금제도는 혼인 파탄 사유나 기여 정도와 관계없이 배우자와 이혼한 이의 노후안정을 위해 일정액의 소득을 보장해주는 것"이라며 "분할급여를 받을 권리는 양도·압류되거나 임의로 포기될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권리가 발효되기 전인 60세 이전에 제출한 분할연금 수급권 포기서는 포기할 대상이 없을 뿐 아니라 장래에 발생할 권리를 미리 포기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무효"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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