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국민생활은 물론 경제활성화나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주요법안들의 입법이 내년으로 무더기로 이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여야는 지난 25일 ‘성탄 빅딜’을 통해 국정원개혁법과 예산을 동시에 처리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지만, 여야가 각자 강조한 핵심 법안들은 여전히 상임위에 묶여있거나 아예 상정도 되지 못한 채 ‘상임위’의 문지방을 넘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대표 중점추진법안인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의 경우, 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혀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한때 여야 원내지도부가 법안 처리에 합의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개별 법안 처리에 대해 아무 방침도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휴대전화 보조금제를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어 국민생활과 직결됐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이 조속한 처리를 주장했던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도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이 법안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돼 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23일 법안소위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의 처리를 요구하며 전부 퇴장한 이후 회의가 전혀 열리지 않고 있어 법안 처리가 까마득한 상황이다.
특히 미방위의 경우, 만일 30일까지 파행이 계속되면 정기국회 이후 법안을 단 한 건도 처리하지 못하는 ‘불명예’를 떠안게 된다.
민주당의 중점 추진법안도 진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을(乙)지키기’ 법안으로 꼽았던 남양유업 방지법은 아직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 머물고 있으며 학교비정규직 보호법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소위에, 변종SSM(기업형수퍼마켓)방지법은 산업위원회 법안소위의 문턱에 걸려 있다.
이처럼 법안 처리에 진척이 없자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우원식 위원장은 26일부터 경제민주화법 처리를 촉구하며 국회 본회의장 중앙홀 계단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다.
대표적인 민생법안으로 꼽혔던 부동산 관련 법안도 여야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연내 처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부동산 정상화’를 위해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를 위한 주택법 및 소득세법 개정안의 처리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최우선 처리를 주장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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