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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환자 주머니 터는 건보 비급여 관리 강화해야

대학병원에 따라 치과 임플란트료, 갑상선암ㆍ전립선암 다빈치로봇수술료 등이 4.6~2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병원들의 확인까지 거쳐 최근 공표했는데 몇 곳에서 '실제와 다르다'며 정정을 요구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진료비의 100%를 부담하는 비급여 항목이어서 정부와 건강보험공단ㆍ심평원의 '관리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비급여 항목은 병원이 알아서 가격을 매기기 때문에 부르는 게 값이다. 이번에 공표된 치아 1개당 임플란트료의 경우 100만원에서 458만원까지 큰 차이가 났다. 하지만 바가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환자는 거의 없다. 큰 수술이 아닌데도 수백만원의 덤터기를 쓰는 환자가 적지 않은 셈이다. 병원들은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홈페이지에 최소~최대 범위의 금액만 공개하면 된다. 병원마다 금액 산정기준 등이 달라 일반인들이 비교하기도 어렵다.

이를 해결하려면 우선 일반인이 병원별 진료비를 쉽게 비교할 수 있게 비급여 진료비 고지방법을 표준화하고 고지ㆍ공개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국민들이 진료비 부담을 덜고 '병원ㆍ의사들의 봉'이 되지 않으려면 비급여 항목 중 상당 부분을 건보 급여 대상으로 바꿔 가격과 의료 서비스의 질을 관리ㆍ통제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4대 중증질환 100% 보장'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해 급여ㆍ비급여로 양분된 건보 분류체계를 수술하기로 했다. 4대 중증질환과 관련된 1,000여개 비급여 항목을 건보에서 진료비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는 필수급여와 일부를 지원하는 선별급여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일부 질환에 건보 혜택을 집중하는 이런 방식이 논란을 빚고 있는 기초연금처럼 퍼주기식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이를 피하려면 선별급여 전환 대상 질환을 넓히되 비용 대비 효과, 사회적 수요를 철저히 따져 우선순위와 폭을 정해야 한다. 건보의 재정부담이 급격하게 커지는 것을 막으려면 선별급여 진료비에 대한 본인부담률을 시행 초기에는 높게 가져가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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