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사진)이 모토롤라 지분 확대를 위해 20억달러(약 1조9,0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칼 아이칸과 투자회사 아이칸 파트너스는 각각 최소한 1억1,970만달러, 5억달러를 들여 모토롤라 주식을 더 사들일 계획이다. 또 아이칸이 운용하고 있는 아이칸파트너스 마스터펀드와 마스터펀드II도 각각 5억달러 이상 규모의 모토롤라 지분 확보에 나선다. 아이칸은 모토롤라 지분을 현재 1.39%(3,350만주)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에 4.5%(약 1억주)를 추가로 매입할 예정이다. 매입이 끝나면 보유 지분은 5.9%로 늘어나게 되며 지분확대에 총 20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아이칸이 모토롤라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은 지난 달 말 발표한 자사주 매입과 이사회 의석 배정 등의 요구 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아이칸은 주가 저평가를 이유로 모토롤라에 12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사회 의석(총 13석) 중 하나를 자신에게 배정할 것을 요구했다. 실제 세계 2위 휴대폰 제조업체인 모토롤라는 노키아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 주가가 지난 해 9%, 올 들어 10% 하락했다. 아이칸은 경영권 분쟁을 일으켜 주가를 부양해 시세 차익을 남긴 후 발을 빼는 방식의 투자로 유명하다. 실제 아이칸은 지난 해 KT&G와 경영권 분쟁을 벌인 후 1,50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챙긴 뒤 퇴각해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한편 아이칸이 모토롤라 지분을 사들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월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장 마감 후 모토롤라 주가는 주당 19.22달러로 정규장 대비 4% 치솟는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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