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 온라인 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일(현지시간)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의 법률자문으로 스노든과 동행하고 있는 새라 해리슨이 앞서 망명을 신청했던 아이슬란드와 에콰도르 외에 추가로 19개국에 망명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대상국은 러시아ㆍ중국ㆍ브라질을 비롯해 독일ㆍ오스트리아ㆍ프랑스ㆍ이탈리아ㆍ아일랜드ㆍ네덜란드ㆍ노르웨이ㆍ스위스ㆍ스페인ㆍ핀란드ㆍ베네수엘라ㆍ볼리비아ㆍ쿠바ㆍ인도ㆍ니카라과ㆍ폴란드 등이다.
스노든은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의 환승구역에 9일째 머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ㆍAP통신 등도 해리슨이 러시아에 망명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크렘린궁은 스노든의 망명신청 사실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가스수출국 포럼 정상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노든이 미국의 국익에 손해를 끼치는 활동을 하지 말아야 망명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스노든이 러시아에 남기를 원한다면 우리의 미국 파트너들에게 해를 끼치는 데 초점을 맞춘 활동을 중단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러시아 역시 스노든의 망명 이후 지속적인 폭로로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사태를 원치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는 한번도 누군가를 어디로 넘겨준 적이 없고 지금도 그럴 생각이 없다"며 스노든을 미국에 인도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스노든은 지난달 18일 온라인인터뷰 이후 처음으로 공개적인 의사를 표시해 버락 오바락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망명시도를 막고 인권을 부정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위키리스크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내고 "세계적인 지도자의 이런 기만행위는 정의가 아니다"라며 "미국은 그동안 망명을 요청할 권리 등 인권의 가장 강력한 수호자였는데 현 정부는 이를 부정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는 나나 (이라크 주둔 미군의 인권침해를 담은 군사기밀을 폭로한) 브래들리 매닝 등 폭로자들이 아니라 합헌적 정부를 요구하는 의식 있고 분노하는 대중을 두려워한다"며 "나는 내 신념을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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