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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이후] 더 강해진 선거의 여왕… 젊은층·수도권 열세 극복이 과제

■ 대선 레이스, 박근혜 대세론에 날개<br>MB정부와 선긋고 승리 주도… 당내 독보적 입지 굳혔지만<br>'민생문제 해결사' 검증 안돼 수도권·2040세대 표심 냉랭<br>투표 불참한 46% 유권자 서울 중도층 벽 넘기도 관건

4·11 총선이 끝나면서 여야가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고 있다. 12일 새누리당 당사에 붙은 대선 D데이 표시판이 252일을 나타내고 있다. 류효진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에서 승리를 확정 지은 12일 아침 모처럼만에 마음 놓고 환하게 웃었다. 전날 저녁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 당직자가 웃고 울 때도 굳은 표정을 좀처럼 풀지 않은 그였다. 그때 그는 투표 전날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지만 승리를 확정한 지금에서야 '박근혜 대세론에 날개를 달았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박 위원장은 지난 2008년 1월 이후 줄곧 대선주자 1위를 고수하며 오랫동안 '박근혜 대세론'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적극 유세에 나섰다가 패하면서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에 타격을 입었다. 그에 반대하는 당내 세력은 '박근혜 대세론은 없다'며 공격했다. 이 시기 박 위원장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양자 대결에서 2위로 내려앉으면서 이 같은 회의론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그때마다 "언론이 대세론이 어떻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원래 대세론이라는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그 자체였다. 각 지역구의 후보들은 박근혜와 함께한다는 사실을 사진과 구호로 알리려 애썼다. 박 위원장도 하루에 부산에서 경북과 강원을 찍고 서울에 들르는 식의 살인적인 일정을 14일 동안 쉬지 않고 수행했다. 낮은 음성이지만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 뒤 후보를 소개하는 그의 연설은 '매번 똑같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유권자의 신뢰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왜소한 체격에 악수를 많이 하느라 손이 부어 있는 모습조차 '동정표'를 자극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 정권 심판론이 득세한 이번 선거에서 그는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에 특검을 주장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하며 현 정부와 선을 그었다. 동시에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은 반대하면서 보수성향 유권자의 분열을 막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비상 상황에 있던 당이었기에 그의 빠른 결정에 반대하는 친이명박계나 쇄신파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결과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과반 의석 확보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 나타난 박 위원장의 한계도 분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수도권과 화이트 칼라, 20~40세대에게 박 위원장은 여전히 환영 받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박 위원장은 유세 기간 하루 걸러 수도권을 찾았고 마지막 48시간은 줄곧 서울에서 한 표를 호소했다. 그러나 열렬한 환대를 받던 지방과 달리 서울은 박 위원장에게 냉랭하기만 했다. 수도권 유권자들은 박 위원장이 민생 문제를 해결할 실력을 검증 받지 못했고, 결국 현 정권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그 결과 18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수도권 81석을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43석으로 절반이 줄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당선된 부산과 야권연대 돌풍이 일어난 경남에서 새누리당은 의석 수를 늘렸지만 승리라고 자축하기는 미진하다. 전문가들은 부산의 경우 의석 수보다 정당 지지율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총선처럼 지역선거가 아닌 대통령선거에서는 정당 지지율에 따라 표심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민주통합당이 부산에서 5석을 얻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부산에서 당 지지율이 30%를 넘는다면 야권이 약진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부산에서 민주통합당 지지율은 31.8%였으며 통합진보당과 합치면 40%를 넘는다. 경남 역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을 합치면 36%에 이른다. 새누리당 후보를 찍었지만 당은 야권을 찍은 유권자가 많다는 방증이다.

KBS가 4월6일에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대권주자로서 박 위원장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80%는 새누리당을 지지했다. 새누리당 지지자가 아닌 다른 진영에서 박 위원장을 원하는 목소리는 극히 적다는 뜻이다. 반면 정당은 새누리당을 지지하지만 대통령감으로는 안 원장이 맞다는 응답자는 20%였다. 박 위원장에 비해 안 원장이 상대적으로 다른 진영으로부터 표를 더욱 끌어올 수 있는 셈이다. 결국 이번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약 46%의 유권자는 물론 양 진영의 대선주자를 비교하고 있는 수도권 중도층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박 위원장 앞에 놓인 과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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