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평가원에 따르면 3일 59만4,000여명이 응시한 수능 모의평가의 채점결과에서 수학 A형(144점)과 B형(133점)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11점이나 벌어졌다. 6월 모의평가에서는 A형(143점)과 B형(144점)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단 1점에 불과했다. 김경훈 평가원 수능 본부장은 "수학 B형에서 최상위권 학생을 변별하고자 낸 문항을 수험생들이 예상과 달리 쉽게 풀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전체 평균 대비 상대적인 위치를 알려주는 점수로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아지고 어려우면 최고점이 올라간다.
영어 영역은 A형이 B형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0점 높아 6월 모의평가와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 A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B형보다 높은 이유는 A형 응시자 집단 내에서 수준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평가원은 설명했다.
평가원은 이에 따라 실제 수능에서 A형과 B형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를 줄인다는 입장이다. 김 본부장은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문제를 내도 예상과 빗나가 의외의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며 "수능 때는 격차를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평가원이 수능 B형의 표준점수를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격차를 줄이고자 한다면 실제 수능 B형에서는 9월 모의평가보다 까다로운 문항이 출제될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입시업계에서는 이번 모의평가에서 수학 B형의 만점자가 두드러지게 많았다는 점을 근거로 수학 B형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임성호 하늘교육중앙 대표는 "9월 모의평가 수학 B형 만점자 비율은 최근 3년 사이 실제 수능과 모의평가를 통틀어 최고로 높았다"며 "올해 수능 수학 B형 난도는 9월 모의평가보다 대폭 상향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학의 경우 A형도 9월 모의평가보다는 난이도 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그의 관측이다.
9월 모의평가에서 영역별 만점자는 ▦국어 A형 1,803명(0.58%), B형 2,411명(0.85%) ▦수학 A형 5,910명(1.40%), B형 5,988명(3.76%) ▦영어 A형 185명(0.12%), B형 1,233명(0.29%)이었다.
올 수능 난이도와 관련, 김 본부장은 "지금 와서 6ㆍ9월 모의평가보다 수능을 더 어렵거나 쉽게 출제한다고 하면 학생들에게 큰 혼란을 줄 것"이라며 "출제위원들에게 6ㆍ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 수준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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