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외국어 공부하러 카페에 간다." 많은 학생들이 외국어 공부를 하기 위해 회화학원이나 인터넷 강의 등에 매달린다. 하지만 최근에는 학교 주변 카페나 교내 글로벌 카페를 찾아 자연스럽게 외국인 또는 한국인 친구들과 공부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대학마다 학교 글로벌 카페 운영=서강대 3학년인 김은지(경영학과ㆍ07학번)씨는 어학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학원'이 아닌 교내 잉글리시 카페를 100% 활용하고 있다. 그는 한국어 사용이 금지된 교내 국제 카페에서 3개의 영어 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다. 김씨는 "굳이 스터디가 아니더라도 공강 시간에 들러 영어 잡지를 읽거나 친구들과 영어로 수다를 떨 수도 있어서 카페를 자주 찾는 편"이라며 "요즘에는 인터넷에 워낙 어학 관련 자료가 많기 때문에 굳이 학원에 가지 않고 학생들끼리 능동적으로 교내에서 스터디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스태프로 활동하고 있는 이성아(경영학부ㆍ09학번)씨는 "자발적으로 카페에서 스터디를 조직해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고 카페에서 공식적으로 조직한 스터디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있다"며 "학생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아 중국어 스터디도 조만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역시 'E-라운지'라고 불리는 글로벌 라운지를 지난 2008년 5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원어민 수준의 어학실력을 갖춘 대학원생들이 학생들의 학습을 도와주고 있으며 각종 최신 영어 도서와 잡지 등을 대여해주고 있다. 이화여대의 한 관계자는 "언어교환이나 스터디를 원하는 학생들이 라운지 앞 게시판에 공고를 하는 등 글로벌 라운지가 학생들 간에 도움을 주고 받는 쌍방향 학습 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연세대ㆍ성균관대ㆍ한국외대 등에서 비슷한 형태의 글로벌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다. ◇언어ㆍ문화교류 카페에서 차도 마시고 공부도 하고=신촌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안모(22)씨는 학교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일본 유학생과 일본어 공부를 하는 케이스다. 안씨가 찾는 카페는 한일교류커뮤니티 카페. 일반 카페처럼 음료나 간단한 다과를 판매하지만 이곳에 오는 손님의 대부분은 일본어나 일본 문화, 일본인과의 교류 등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일본 드라마를 보며 독학을 했다는 안씨는 "언어를 배울 때 강제적으로 외우면서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재미있게 공부하기 위해 학원 대신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안씨는 이곳에서 유학생을 만나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고 있다. 3주 전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와 안씨와 언어교환을 하고 있는 코히라사키씨는 "따로 어학당에 다니고도 있지만 아무래도 이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부담 없고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카페에서의 외국어 학습이 유행이 되면서 '음료를 구매하면 원어민과의 회화를 제공'하는 카페도 생겼다. 한 커피전문점은 신촌 등 서울 지역의 5개 매장에서 영어회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정 음료를 주문하고 지역 및 시간대 등을 작성하면 3~4명의 소규모 그룹으로 원어민과 무료 회화를 할 수 있는 것. 일각에서는 "얼마나 효과가 있겠느냐"고 지적을 하지만 카페에 붙은 광고를 보고 점원에게 문의를 하거나 신청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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