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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우유값 1년새 2배 껑충… 中 '살인물가'에 신음

쇠고기·돼지고기·양고기는 40%이상 급등<br>"물가불안 당분간 지속" 올 6.51%상승 전망<br>中정부 6대 생필품값 통제·긴축정책등 추진


우유값 1년새 2배 껑충… 中 '살인물가'에 신음 [글로벌 포커스] 쇠고기·돼지고기·양고기는 40%이상 급등"물가불안 당분간 지속" 올 6.51%상승 전망中정부 6대 생필품값 통제·긴축정책등 추진 베이징=문성진 특파원 hnsj@sed.co.kr 중국 베이징(北京)의 차오양(朝陽)구에 사는 주부 쉬춘메이(徐春梅ㆍ33)씨는 이번 주말 자신의 집에서 갖기로 한 남편 직장동료들과의 신년 가족모임을 준비하기 위해 인근 슈퍼마켓에 갔다가 쇼핑시간이 평소에 비해 두 배나 걸렸다. 가족모임의 주요리로 생각한 쇠고기 볶음요리인 '티에반니어우러우(鐵板牛肉)'를 준비하기에는 지갑에 든 돈이 턱 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남편이 동료들과 함께 마실 맥주 값은 한 병에 4위안(약 520원)으로 쉬씨가 생각했던 가격에 비해 두 배나 비싸고, 아이들 상에 올릴 우유도 한 통에 14위안으로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은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주요리 재료로 쇠고기 가격도 너무 비싸 감히 손을 내밀기가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술 판매대와 우유 판매대를 수 십분, 식료품 매장을 수 십분 오가며 망설이다가 쉬씨는 주요리를 여러 사람들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도록 국물이 많은 쇠고기 탕인 '수이주니어우러우(水煮牛肉)'으로 준비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또 당초 10병 사기로 작정했던 맥주는 가격이 가장 싼 것으로 3병만 담았고, 우유는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중등품으로 골라 장바구니에 담았다. 슈퍼마켓을 황급히 빠져 나와 집으로 향하는 길, 쉬씨는 한 숨을 쉬었다. 작년 한 해 내내 고물가 행진을 이어오던 중국의 장바구니 물가가 새해 들어서는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중국의 4대 맥주회사인 옌징과 칭다오, 화룬, 쉐화 등은 새해부터 맥주 가격을 10%안팎으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 최대 음료제조업체인 와하하는 주력상품인 스무C와 어우어우나이자 우유 값을 새해부터 10%올렸다. 펩시콜라ㆍ환타ㆍ미란다 등 외국계 음료들도 새해 들어 가격이 10%가량 올랐다. 베이징 최대 농산물 도매시장인 신파디(新發地)에 가 보면 중국의 '살인적인' 물가가 실감난다. 쇠고기 가격은 지난주 1kg당 23위안으로 한 주 전 가격인 21.6위안에 비해 7%에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이 곳 시장 관계자는 "식료품 가격이 지난해 후반부터 거의 매 주 이런 식으로 급등하고 있다"면서 "요즘을 춘절(春節ㆍ설날)을 앞두고 생필품 가격이 더 빨리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살인적인' 물가는 급기야 한 중년남성의 자살을 실제로 불러왔다. 지난 21일 오후 2시경 중국 남부 광저우(廣州)의 8층짜리 아파트에서는 신장 160센티 가량의 40세 안팎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자살소동을 벌였다. 그는 구름 떼처럼 모여든 주민들을 향해 약 30분간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신세타령을 하다가 아파트 8층 아래로 투신자살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주민은 "그가 마지막으로 '물가가 너무 빨리 오른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외치며 몸을 던졌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공식통계에 따르면 1월 초순 주요 도시의 대두유, 돼지고기, 쇠고기 및 양고기의 소매가격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58%, 43%, 46%, 51%씩 올랐다. 중국의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당초 정부가 예상한 3%를 훨씬 초과한 4.7%에 달했으며 지난해 11월의 경우 11년만에 가장 높은 6.9%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2005년 1.8%, 2006년 1.5%로 매우 낮았다는 점에 비추어 중국 소비자들에게 대단한 쇼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같은 물가불안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칭화(淸華)대 중국ㆍ세계경제연구센터는 거시경제예측보고서를 통해 올해 중국의 CPI를 6.51%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1ㆍ4분기에는 7%를 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물가가 초고속 상승행진을 이어가면서 일반 중국인들 사이에서 '민심이반'의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이 최근 발표한 사회청서(社會藍皮書)에 따르면 중국인의 3분의 1이 "물가문제에 가장 관심이 많다"고 응답했다. 중국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매년 한 차례 실시되는 이 조사에서 중국인들은 지난 7년간 '실직자 재취업'과 '사회보장'을 가장 관심있는 사안으로 꼽아왔다. 중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으로 기억되는 1989년의 천안문사건이 20%대로 치솟은 물가파동에서 비롯됐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중국 정부는 비극적인 사태의 재연을 막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최근 "곡물과 식용유, 돼지고기ㆍ낙농제품ㆍ달걀ㆍLPG 등 6대 생필품 가격에 대해 한시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내용의 초강경 물가대책을 발표했다. 발개위는 또 일부 제조업체의 가격조작이 생필품 가격의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라면ㆍ식용유ㆍ유제품 제조업체 등 12개 업체를 가격개입 대상 업체명단에 포함시켰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올해 경제정책의 기조를 '긴축'으로 잡고, 거시경제조정 최대 목표로 ▦경기과열 억제 ▦통화팽창 억제 ▦민생안정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작년부터 시작된 고물가와 통화팽창압력을 줄이기 위한 중국정부의 긴축정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한 경제전문가는 "중국은 지난해 6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물가잡기에 실패했다"면서 "물가불안이 올해도 지속될 경우 한 금리 인상 카드를 계속 꺼내 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억제를 위해 위안화 절상이라는 거시정책도 동원되고 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이 최근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 및 대외 리스크 축소를 위해 위안화 강세 정책을 펼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한국은행 베이징 사무소의 이동현 과장은 "중국은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부담의 증가 등에 대응해 올해 위안화 절상속도는 지난해보다 다소 빠르게 가져갈 것"이라며 "다만 중국 지도부의 고성장 추구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점진적 위안화 절상을 통해 경제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8/01/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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