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 외교에서 아세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세안은 최근 5년 동안 중국에 이은 제2의 교역 상대국이자 제2의 건설수주 그리고 미국과 중국에 이은 제3의 해외투자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3년 한 해에만도 우리 국민 460만명이 이 지역을 찾았으며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최대 출신 지역이기도 하다. 이 같은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중요성에 비해 오히려 우리 정부의 대 아세안 외교와 우리 국민들의 아세안 지역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지극히 소홀한 편이다.
아세안 지역을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역동성이다. 갈수록 미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일본·유럽연합(EU)과 비슷했던 9% 정도의 교역비중이 지난해에는 13%까지 늘어난데다 우리가 거둬들이는 무역흑자의 65%가 아세안으로부터 나올 정도다. 특히 내년 말로 예정된 아세안공동체가 출범할 경우 더욱 비약적으로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6억4,000만명 이상, 국내총생산(GDP) 3조달러에 육박하는 거대 단일시장 출범은 중국의 성장둔화와 미국·EU 등 주요 지역에서의 시장포화와 경쟁격화로 힘겨워하는 우리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아세안 단일시장의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우리 외교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경쟁상대인 중국과 일본이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에 대한 경각심도 필요하다. 아세안과 체결한 상품·용역·투자 분야의 자유무역협정(FTA) 분야를 확대하고 현재 진행 중인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개별국과의 양자 FTA도 조속히 마무리해 교류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무엇보다 신성장 동력의 파트너로 의미가 커지고 있는 아세안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노력이 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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