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수원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어린이 사체가 안양에서 실종된 이혜진(10) 양으로 밝혀짐에 따라 같이 실종됐던 우예슬(8) 양 행방 추적을 위해 경찰이 14일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실시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 본부는 이날 오전 5개 중대 400여명을 투입해 이 양의 토막시신이 발견된 호매실 나들목 인근 야산 3,000여평에 대해 재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높이 20여m의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이 야산은 솔잎과 나뭇가지가 발목이 빠질 정도로 수북이 쌓여 있는데다 전날 밤 비로 땅이 질척거려 수색 작업은 더디게 진행됐다. 과학수사팀은 이양의 시신이 발견된 지점에서 재조사를 벌였으나 특별한 흔적은 찾아내지 못했다. 경찰은 또 이 양을 피살한 범인이 실종 장소인 안양과 시신 암매장 지점인 수원의 지리에 밝은 ‘소아기호증(어린아이에게 성적 충동을 느끼는 증상)’ 환자이며 면식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행적을 쫓고 있다. 수사본부의 한 관계자는 “초등학생 2명이 백주대로에서 한꺼번에 납치되는 것은 힘든 만큼 이 양과 우 양이 평소 알고 지내던 남자를 따라 갔을 수 있다”며 “실종 지점인 안양8동 일대에 대해 우범자들을 대상으로 원점에서 다시 정밀수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범인의 예상 이동경로(안양시 안양8동-수원시 호매실동)인 1번국도와 과천~봉담간 고속화도로 등에 설치된 CC-TV 화면을 발췌해 실종장소 주변인 안양6, 8동 15개 지점에 설치된 CC-TV 화면과 비교하며 용의차량을 찾고 있다. 공범 여부와 관련해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44) 교수는 “소아기호증이 있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은밀한 곳에서 범행하는 특성이 있다”며 “따라서 단독범으로 추정되고, 성적 집착을 보이더라도 겉보기에는 생각보다 멀쩡한 성인 남성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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