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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거 104년 안중근 열풍 왜] 100년 앞 내다 본 선각자… 일본 우경화 견제·한중 유대 아이콘

■ 문화 핫 아이템 떠오른 안중근

유묵 '경천' 27일 경매 … 추정가 7억5,000만원

일대기 그린 뮤지컬 '영웅' 국내 연속매진 기록

안중근사업회 기념 우표 제작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 교수, 손도장 그림 해외 전시 추진

안중근 의사가 서거 직전 뤼순감옥에서 쓴 유묵 '경천'이 추정가 7억5,000만원에 27일 서울옥션 경매에 오른다. /사진제공=서울옥션

안중근 의사 기념 우표첩

2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의 한중 정상회담은 찰떡공조를 보이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양국 최고 지도자를 하나로 묶는 강력한 연결고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올해 하얼빈에 건립된 '안중근(1879~1910) 기념관'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양국 국민 모두의 존경을 받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 설치는 한·중 우호협력 관계의 좋은 상징물이 될 것"이라며 인사를 건넸고, 시 주석은 "직접 건립을 지시한 하얼빈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은 양국 국민의 감정을 강화하는 등 중요한 유대가 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날의 회담은 동북아 정세를 흔들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중심으로 한 우경화 움직임에 견제구를 날렸다. 3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서거한 지 104년이 되는 날.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 의사는 현장에서 체포돼 중국 다롄시 뤼순감옥의 한 창고에서 처형 당했다. 서거 104주년 추모행사는 이날 오전 다롄시 뤼순감옥박물관에 마련된 안 의사 기념관에서 한중친선협회(회장 이세기 전 통일부 장관)와 다롄 한인회(회장 박신헌)의 공동주최로 열릴 예정이다. 난세(亂世)일수록 영웅에 대한 절실함은 더 커지는지라, 안중근 의사가 서거한 지 100여년이 지난 지금 그에 대한 재조명의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시대를 앞서간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과 동북아 경제공동체론이 부각되고 있으며, 그의 일대기는 뮤지컬 '영웅'으로 세계 무대를 누비고 그가 남긴 붓글씨는 소장가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왜 지금, 안중근인가?

"경천(敬天)을 가슴에 새기어 하늘의 이치에 따라 국가와 국민의 스스로의 본분에 맞게 도리를 지키고 양심을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

사형 선고를 받고 뤼순 감옥에 투옥 중이던 안중근 의사는 구국의 의지를 설파하고 그 뜻을 담은 붓글씨를 쓰며 사형 집행의 날을 기다렸다. 그 뜻은 일본인 간수들까지 감화시켰고 안 의사가 남긴 유묵 50여점은 모두 일본인들이 받아갔다. 안 의사가 당시 일본인 간수의 부탁을 받아 쓴 '경천' 유묵(遺墨·붓글씨)이 오는 27일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경매에 나온다. 추정가는 7억5,000만원. 고가임에도 구입 문의가 뜨겁다. 경매가 성사될 경우 안 의사 유묵의 기존 최고가 기록인 6억1,000만원을 경신할 뿐 아니라 국내 유묵·휘호의 최고 경매가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안 의사의 유묵 중 26점은 일본에서 환원돼 보물로 지정돼 있고, 나머지 대부분은 아직 일본에 남아있다.

영웅 안중근은 어느덧 우리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그의 일대기를 그린 창작 뮤지컬 '영웅'은 국내 연속 매진 기록을 넘어 뉴욕 브로드웨이 링컨센터의 무대에도 올랐다. 독립군과 일본군 사이의 쫓고 쫓기는 장면, '장부가'를 열창하고 안중근이 사형 집행을 받는 장면 등은 국적을 초월해 감동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는 민간 주도 최초로 '안중근 의사 서거 104주년 기념 우표첩'도 제작했다. 안 의사의 순국 직전 사진과 의거 당시 하얼빈 역 사진, 생전에 남긴 글씨 등이 우표 14개를 구성하며 1만첩 한정판으로 나왔다.



안중근 의사의 사형 선고일인 2월14일을 두고 지난달에는 "밸런타인데이라며 초콜렛을 주고 받을 게 아니라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로 숙연하게 기억해야 할 날로 만들자"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또한 한국 홍보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대한민국 영웅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그 첫 주인공으로 안중근 의사를 재조명하고 있다. 서 교수는 국내외 동포 3만명이 가로 30m,세로 50m의 대형 천 위에 먹으로 손도장을 찍어 안중근 의사의 단지(斷指) 손도장을 형상화한 걸개그림을 제작하게 했다. 이 거대한 손도장은 지난해 10월26일 안 의사 의거일을 맞아 광화문 KT사옥에 걸렸다.

서 교수는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되새기는 것이 곧 동아시아의 평화와 직결된다"며 "안 의사는 이미 100년 전에 한중일 동양평화론을 주창한 최초의 인물이며, 안중근 의사의 저격 사건은 동북아 3국이 모두 관련된 사건인 만큼 한중일을 둘러싼 아직 풀지못한 숙제의 실마리가 바로 안중근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 손도장 걸개그림을 뉴욕·하얼빈 등 세계인들이 많이 모이고 역사적인 도시에서 전시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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