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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이세돌의 특기

제6보(82∼88)…○이세돌 9단 ●구리 9단 <제3회 비씨카드배 결승5번기 제2국>



언젠가 서봉수가 한 말이 있다. "프로기사는 천당 가기가 어려울 것 같아. 언제나 상대방을 괴롭힐 궁리만 하니까."(서봉수) 하기야 모든 승부가 그러하다. 상대의 실수를 유발시키고 상대의 약점을 효과적으로 공략한다. 상대가 가장 꺼리는 바로 그것을 선택한다. "그리고 이런 요령은 이세돌이 세계제일이야. 언제나 상대가 가장 힘들어하고 거북해하는 길을 교묘하게 찾아내거든."(서봉수) 이 바둑에서 특히 이세돌의 그런 특기가 여실히 나타난다. 백82의 코붙임. 가장 흑을 괴롭히는 수였다. 이 수가 놓이기 직전까지 검토실에서는 백이 참고도1의 백1 이하 11로 무난히 산다는 가상도가 그려지고 있었다. 우상귀까지 유린한 터에 이 대마마저 산다면 백의 대성공이라는 얘기였다. 그러나 이세돌은 곱게 사는 길을 선택하지 않고 흑대마를 위협하는 수순을 찾아냈다. 백82의 코붙임. 구리는 흑83, 85로 완강하게 저항했다. 이때 등장한 백86이 이세돌의 준비된 한 수였다. 사이버오로의 생중계를 맡은 한상훈5단이 참고도2의 백5까지를 소개했다. 이것으로 백의 완승이라는 설명이었다. 구리 역시 그 코스는 불만이라고 생각했는지 흑87로 강하게 버티었는데 이때 두어진 이세돌의 백88이 흑의 반발을 무색하게 만드는 적시타였으니…. "빵때림을 준다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흑이 받아줄 겁니다."(한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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