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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분당에 사는 주부 이민경씨는 유독 서술형 평가에 약한 아이 때문에 걱정이 많다.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이씨의 아들은 지난해 치러진 학교 시험에서 객관식 문항은 대부분 맞췄지만 서술형 문제를 절반 넘게 틀리면서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이씨의 고민을 더욱 깊게 하는 것은 본격적으로 내신 관리를 해야 하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도 앞으로 서술형 평가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사실 때문이다. 급한 마음에 아들을 논술학원 한 곳에 추가로 보냈지만 효과가 있을지 걱정이다.
학교 시험에서 서술형 평가 문항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면서 효과적인 학습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기존의 '단순 암기식 학습'에서 벗어나지 못해 서술형 평가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언정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수석연구원은 "서술형 평가는 이해력과 문장력을 동시에 요구하기 때문에 평소에 독서와 글쓰기를 중심으로 한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며 "특히 서술형 평가 학습 효과는 단기간 내에 나타나지 않는 만큼 초등학생 때부터 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술형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우선 단원별 주제와 학습 목표를 통해 교과서의 전체적인 흐름과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내용에 매달리다 전체 흐름을 놓치면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답안을 작성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흐름을 이해하는 첫 단계는 수업시간에 배울 단원의 학습 목표를 여러 번 반복해 읽으며 단원과 내용의 연관성을 생각해보고 해당 단원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학습 목표에 맞는 핵심 주제어를 추려낸 뒤 이를 활용해 주어·동사를 갖춘 하나의 완벽한 문장 형태로 주제문을 정리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는 복습보다 예습의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과목별로 주제어와 주제문을 정리한 '핵심노트'를 만들어놓으면 '시험 대비 요약집'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교과서의 큰 줄기 흐름을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문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서술형 평가를 잘 볼 수 없음은 물론이다. 학생이 자신의 생각이나 지식을 얼마나 조리 있게 표현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도 서술형 평가의 채점 기준이기 때문이다. 답안을 작성할 때 몇 가지 기본적인 부분만 신경 써주면 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먼저 문장의 길이다. 긴 문장은 대개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쓴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답안은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짜임새 있게 작성하는 것이 좋다. 글쓰기에서 아이들이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잘못된 주술 관계'인데 이를 바로잡는 과정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다음에는 '때문이다'가 와야 하는데 '~이다'로 끝맺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띄어쓰기도 빼놓을 수 없다. 띄어 쓰지 않아야 하는 글자와 글자 사이를 최대한 좁게 하는 식으로 답안을 작성하면 미관상 깔끔한 문장이 된다. 훌륭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문장을 다듬는 노력도 필요하다. 문장을 매끄럽게 다듬기 위해서는 자신이 완성한 문장을 소리 내어 반복해 읽어보고 어색한 느낌이 드는 부분을 수정하는 연습이 도움 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문장의 구조까지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내용이 탄탄한 서술형 평가 답안을 작성하려면 교과 연계 독서는 필수다. 연계 독서는 확실한 개념 정리는 물론 책을 통한 심화학습으로 자신만의 지식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사회·과학 과목에서 일상생활, 사회 현상과 연관돼 출제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주변 지식을 넓혀주는 연계 독서가 더욱 중요하다.
1학년은 '씨앗은 어떻게 해바라기가 될까?'를 읽어보면 좋다. 봄부터 가을까지 해바라기의 한살이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이야기로 통합교과서 중 '자연과 함께해요' 단원 목표인 '동식물에 대해 알아보기'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2학년은 '동물이랑 식물이 같다고요?!'가 추천된다. 이 책을 활용하면 생물의 기초 개념을 익힐 수 있다. 3학년은 '말 달리고 횃불 피우고 옛 교통과 통신'을 읽으면 사회 과목 '이동과 의사소통' 단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4학년 추천 도서로는 지리 정보와 역사적 사실을 동시에 습득할 수 있는 '손으로 그려봐야 우리 땅을 잘 알지'가 있다. 5학년은 역사 과목을 처음 접하는 시기이므로 독서와 체험 독후활동으로 아이들에게 역사에 흥미를 붙여주는 것이 좋다. '돌멩이랑 주먹도끼랑 어떻게 다를까?'는 유물에 얽힌 비밀을 밝혀나가는 이야기로 책을 가족과 함께 읽고 독후 체험활동으로 국립중앙박물관 방문까지 겸해주면 내용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다. 정치·경제의 일반사회 교과를 배워야 하는 6학년은 선사시대부터 자본주의 시대까지 경제가 어떻게 생겨났고 어떻게 발전했는지 등의 내용을 담았고 시대별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경제 역사를 알 수 있는 '그래서 이런 경제가 생겼대요'가 추천된다. 도움말=한우리독서토론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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