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메이빌 미 합동참모본부 작전국장은 11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군의 주요 임무는 이라크 내 미국 시민과 자산, 인도주의적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는 수송기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아르빌에 있는 외교관·군사자문관 등 자국민과 신자르산에 있는 피난민 보호 등 현재의 자기방어 행위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공습범위를 넓힐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공화당 등을 중심으로 미국의 군사개입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도 지난 9일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강력한 테러조직의 위협에 대응하려면 공습 같은 제한적 군사작전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스티븐 비들은 "공습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계속되고 IS도 여전히 이라크에서 활개칠 것이라는 점이 워싱턴 정가의 깊은 불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ABC방송 등 미 언론들도 공습은 제한적인 효과밖에 거두지 못하다면서 IS의 진격을 저지하고 쿠르드족 난민들에 대한 원활한 구조활동을 벌이려면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군 중부사령부 측은 공습 나흘째인 이날도 소수민족 야지디족 등 피난민 수만명이 머물고 있는 신자르산 주변을 전투기가 공습해 IS의 무기를 운반하던 트럭 2대와 병력을 실은 차량 1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피란민들을 위한 물과 음식 등의 공중투하도 계속됐으며 미국 국제개발처(AID)는 이라크에 인도주의 지원활동을 위한 재난대응팀을 파견했다고 전했다.
한편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푸아드 마숨 대통령의 '퇴출통보'를 거부하면서 이라크 정정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알말리키 총리는 11일 마숨 대통령이 하이다르 아바디 국회 부의장을 새 총리로 지명하자 TV연설에서 "이는 중대한 헌법위반"이라며 "나의 총리직은 여전히 유효하다. 지지자들과 함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그다드 곳곳에 알말리키를 추종하는 보안군이 배치돼 있고 지지자 수백명은 보안군의 호위 속에 시위를 벌여 쿠데타 등 폭력사태에 대한 우려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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