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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용적률 상향 조정으로 한동안 제자리걸음을 면하지 못하던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9월 구로구 개봉1지구를 시작으로 노원ㆍ서초구 일대 노후 단독주택지 재건축사업이 잇따라 용적률을 올려 재건축 추진에 나서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11일 서울시와 주요 단독주택재건축조합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9월 개봉1주택구역의 시가 용적률을 법적 상한선까지 처음 올린 후 노원구 월계3ㆍ중계1 구역, 서초구 방배2-6구역의 용적률도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분은 전용 60㎡ 이하의 소형주택으로 지어져야 하지만 용적률이 상향되면 총 가구 수가 늘어나 전체 사업성이 좋아지게 된다. 호가는 수천만원 올랐지만 매수자는 거의없어 조합원이 174명인 노원구 중계1구역은 당초 273가구가 지어질 예정이었지만 용적률이 227%에서 275%로 높아지면서 건립 규모가 289가구로 늘었다. 중계1구역 조합의 한 관계자는 "변경 신청을 하느라 사업 속도가 3개월 정도 늦어졌지만 가구 수를 늘리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판단했다"며 "사업비를 재정산해봐야 알겠지만 조합원들의 이익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지지분이 76~83㎡인 이 일대의 주택 가격은 지난해 중순 4억원 초 중반이었지만 최근에는 호가가 4억8,000만~5억원가량으로 뛰었다. 조합원이 368명인 개봉1구역도 사업 시기는 6개월가량 늦어졌지만 용적률이 높아지면서 건립 예정 가구 수가 당초 911가구에서 968가구로 크게 증가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용적률 상향 조정은 관리처분인가 이전 단계의 주택 재건축 구역이 대상"이라며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승인해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근 강서구 염창동 277-44 일대 염창1구역도 상향 조정을 신청하는 등 다른 단독재건축 조합도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용적률을 잇따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주택거래가 침체된데다 집값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계동 H공인의 한 관계자는 "물건을 구해달라는 사람은 가끔 있지만 호가가 올라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시세보다 낮게 나온 급매물도 거래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개봉1구역 역시 대지지분 20㎡ 미만 소형주택은 지난해 중반까지 지분 3.3㎡당 2,500만~2,8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거래가 뚝 끊겼다. 인근 P공인중개사의 한 관계자는 "투자금액이 2억원을 넘어가는 것은 잘 찾지 않고 전세 끼고 1억원 미만으로 투자하려는 사람들만 가끔 문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독재건축은 대규모 재개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수요자들의 관심이 적은 편"이라며 "하지만 용적률 상향 조정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만큼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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