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역세권 상가도 임차인 못구해 발동동 ■ 공급과잉 몸살 앓는 테마상가상인 확보위해 곳곳서 출혈경쟁오픈 지연·재분양 사례까지 빈번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부동산 경기침체의 회오리가 가뜩이나 불황을 겪고 있던 테마상가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심각한 적자로 인해 분양업체와 수분양자들 간의 분쟁이 빈발하고 신규 오픈하는 테마상가에서는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는 등 악순환의 고리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0년간 소나기처럼 공급됐던 테마상가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사라지고 대형상가 부동산 시장이 레저ㆍ전시 등을 기반으로 한 멀티형 상가, 임대형 상가 등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테마상가의 공급물량은 2004년까지 연간 50개를 웃돌았으나 2005년부터는 10~20개, 2007년에는 8개로 줄어들었다. ◇무너진 패션몰 신화=한때 동대문에서 호황을 누려 유행처럼 번졌던 테마상가는 수도권 100여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3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동대문을 무작정 모방한 대부분의 테마상가들은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명 극장이 입점하고 지하철이 연결돼도 수백ㆍ수천에 달하는 점포를 채우기 위한 임차인 확보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상가정보업체의 한 관계자는 "역세권에 위치한 테마상가는 초기에는 대량 광고 등으로 분양이 70%까지는 되는 편이나 오픈 시점에 임차인을 확보하지 못해 오픈이 지연되거나 재분양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비교적 안정된 상권으로 인정 받던 동대문의 위기도 이미 수년 전 시작됐다. '두타' '밀리오레'의 신화를 이어간다고 장담했던 '라모도' '패션 TV' 등도 저조한 분양과 늘어나는 공실률 문제로 수년째 표류를 계속하고 있다. ◇대형상가 시장 재편될 듯=전국적으로 올해 말과 내년 초 오픈을 계획하고 있는 대형 테마상가들은 줄잡아 10여개에 이른다. 이들 상가가 기존 테마상가들보다 임대료를 낮추는 출혈경쟁을 시도하고 있어 올해 테마상가 시장에서 대규모의 상인 이동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테마상가 셔터를 내리고 업종변경을 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분양 중인 일부 상가 가운데는 단순 쇼핑센터에서 벗어나 백화점식 운영방안을 도입하거나 용산의 '아이파크몰'처럼 레저ㆍ전시 등을 결합한 멀티형 상가를 선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해 말 신림역에 들어서는 '포도몰'처럼 완전 임대방식으로 운영되는 테마상가도 생겼다. 상가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테마상가들은 시행사가 분양만 끝나면 상가 활성화에 신경을 쓰지 않아 분쟁이 생겼지만 임대형은 시행사가 상가 활성화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개발업법 정착 여부 관건=이처럼 대형상가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 와중에 18일부터 본격 시작된 부동산개발업법의 정착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상가나 오피스텔 등 상업용 부동산을 시행ㆍ분양할 경우에는 별다른 법적 제재가 없었으나 앞으로는 개인의 경우 영업자금 10억원 이상의 현금자산을 보유하거나 자본금 5억원 이상의 법인을 설립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상가 공급물량도 줄어들어 대형상가 시장의 구조조정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상가 수분양자들의 안전한 투자를 위해 시행된 상가 후분양제의 경우에도 쪼개 팔기 등의 편법이 난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서의 실효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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