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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김선일, 미국 그리고 국익
입력2004-06-29 18:55:03
수정
2004.06.29 18:55:03
우현석 정보산업부 차장
[동십자각] 김선일, 미국 그리고 국익
우현석 정보산업부 차장
이역만리 이라크 땅에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고 김선일씨의 영결식이 30일 부산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장례는 치러지지만 김씨의 죽음을 둘러싼 보상문제는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인 청년 김선일이 이라크로 건너가 죽음을 맞기까지 미군이라는 존재는 이번 사건의 전제조건처럼 따라다녔다. 김씨는 미군 덕분에 취업해 돈을 벌었지만 결국 그로 인해 35살이라는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가 근무하던 회사가 납품하던 업체는 미군이 운영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그의 실종을 미군이 인지했느냐 못했느냐'는 외교통상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가 미군과 관계를 맺으면서 얽혀온 여러 사건들의 연장선상의 일단처럼 보인다.
주한미군의 존재는 우리나라 안보의 담보물이면서 개발의 장애요, 혈맹의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군의 주둔이야말로 우리나라 경제를 지키는 담장이라는 점이다.
주한미군이라는 울타리 없이 그 어느 누가 세계의 화약고 한국에 돈을 투자할 것이며, 어느 누가 공장을 세울 것인가. 때문에 주한미군의 존재는 한국경제의 발전을 담보하는 필요조건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군이 이 땅에 발을 내디딘 후 50여년간 해가 갈수록 그들의 역할이 작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막중해져온 것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박정희 정권부터 전두환 정권에 이르기까지 27년간 이어진 군사정권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자주국방'을 외쳤다. 그들은 코 묻은 돈까지 방위성금으로 걷어갔지만 미군에 대한 의존은 점점 심화되기만 했다.
따라서 미군이라는 울타리가 낮아지거나 없어지면 북한뿐만 아니라 주위 어느 나라의 입김이 불어닥칠까 가슴을 졸이는 처지는 조금도 변한 게 없다.
그 동안 일부 위정자들은 미군의 존재를 안보와 연결시켜 정권연장을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했을 뿐 주한미군 역할 감소에 대비해 경제ㆍ국방 분야의 면역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은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만 미군의 한국주둔 목적은 기존의 대북전쟁 억지에서 신속이동군으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이제 우리도 그 동안의 의존적 관계를 청산하고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을 배양해야 한다.
이 나라 안방에서 외국군이 물러간다고 주식이 폭락하거나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수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hnskwoo@sed.co.kr
입력시간 : 2004-06-2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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