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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9월 22일] 금융규제당국의 역할

아데어 터너 영국 금융감독청(FSA) 청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FSA의 주요 목표는 영국 금융계의 경쟁력을 조심스럽게 인지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금융규제당국 수장의 이 같은 발언은 규제 당국의 역할에 대한 바람직한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영국 금융권의 규제는 영국 금융산업이 갖는 두 가지 특성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영국 금융권은 큰 규모의 자국시장과 함께 해외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중개시장도 갖고 있다. 이 두 시장을 규제하는 것은 서로 다른 영역이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국민의 세금은 자국은행의 위험을 최종 부담하는 역할을 억지로 떠맡았다. FSA의 기본역할은 금융기관의 위험이 잘 관리되도록 감시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규제기관은 은행이 해외자산 및 채무 등을 취할 경우 공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당연하다. 또한 다른 나라 금융당국과 공조를 이뤄 자본과 유동성을 통제하는 규제안을 만들어 실행시키고 직원 보수체계를 조정하는 등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그러나 영국 금융계의 또 다른 특성인 국제적인 금융중개시장을 규제하는 일은 이와 성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는 영국 국민이 금융중개시장 문제 때문에 직접적인 위험을 겪은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다. 금융중개시장에서 규제당국의 핵심목표는 시장 참여자들이 국제사회에서 합의된 규제안을 어기거나 시장에 위협을 가하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감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년 전 리먼브러더스 파산이 글로벌 금융계를 혼란으로 몰고 갔던 것을 향후 예방하기 위해 기존의 파산보호법안을 재검토하는 문제는 개혁대상에서 우선순위로 꼽힌다. 영국 금융계는 이러한 조건들을 인정한 상태에서 전세계 금융시장을 이끄는 금융중개시장의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해외인재 도입과 세금정책 등을 통해 금융권의 역량을 보존하고 증대시켜야 한다. 그러나 금융규제 당국의 목적은 금융권의 역량을 증대 또는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국 및 국제 금융시장이 건전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영국의 국가 이익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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