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소치올림픽에서 스포츠 베팅을 통해 '잭팟'을 꿈꾼다면 이상화(25·서울시청)에게는 걸지 않는 게 좋겠다. 5일 해외 주요 베팅업체들의 배당률을 살펴봤더니 이상화에게 걸린 배당률이 전종목 선수를 통틀어 최저 수준이었다. 김연아(24)보다도 낮았다. 도박사들이 그만큼 금메달을 딸 확률을 압도적으로 높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베트365'와 '윌리엄힐'은 이상화의 스피드스케이팅(빙속) 여자 500m 우승 배당률로 각각 0.2배(5분의1), 0.22배(9분의2)를 책정했다. 이상화의 금메달에 1만원을 걸어 적중하더라도 각각 2,000원, 2,200원의 이득밖에 남기지 못한다는 뜻. 이상화에게 베팅하는 사람이 워낙 많아 결과를 맞히더라도 손에 쥐는 돈이 적을 수밖에 없다.
같은 종목에서 이상화에 이어 배당률이 두 번째로 낮은 선수는 왕베이싱(중국)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왕베이싱의 배당률은 8배에 이르렀다. 1만원을 베팅해 적중하면 8만원이나 딴다는 뜻. 우승 확률이 그 정도로 낮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상화를 뒤쫓는 왕베이싱은 지난해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종목별 세계선수권에서 이상화에게 1·2차 레이스 합계 0.69초나 뒤졌다. 1,000분의1초에 메달 색깔이 바뀌는 빙속에서 이는 어마어마한 격차다. 이상화는 여자 500m 세계기록(36초36)을 갖고 있다.
올림픽 2연패로 화려한 피날레를 꿈꾸는 여자 피겨의 김연아도 배당률이 1을 넘지 않았다. 베트365는 0.7배, 스카이베트는 0.91배, 윌리엄힐은 0.83배로 나타났다. 1만원을 걸면 각각 7,000원, 9,100원, 8,300원을 딸 수 있는 셈이다. 생각보다는 배당률이 높다. 아사다 마오(일본)의 금메달 배당률은 2.5~3배 수준. 1만원을 베팅하면 3만5,000~4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아사다 다음으로는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러시아), 무라카미 가나코(일본)의 배당률이 차례로 낮았다. 이 밖에 심석희(17)는 쇼트트랙 여자 1,000m와 1,500m에서 모두 최저 배당률을 기록했고 빙속 남자 500m의 모태범(25·대한항공)도 우승 배당이 최저로 나와 금메달 예상 1순위임이 확인됐다. 여자 컬링은 한국 대표팀의 우승 배당이 출전 10개국 가운데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일본의 우승 가능성이 가장 희박하고 그 다음이 한국인 셈이다. 4강이 목표인 한국이 '깜짝' 우승한다면 한국에 1만원을 건 사람은 최소 67만원에서 최대 81만원까지 '대박'을 칠 수 있다.
한편 동계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인 남자 아이스하키는 지난 대회 우승팀 캐나다와 홈팀 러시아의 우승 배당률이 가장 낮았다. 베팅업체들은 두 팀의 배당률을 2배 안팎으로 책정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