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좌파의 기수인 우고 차베스(52)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실시된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무난히 승리, 연임에 성공했다. 그의 대권 장악은 구 헌법 체제였던 98년12월 대선과, 신헌법 하에서 치뤄진 2000년 7월 대선에 이어 세 번째다. 대통령 임기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차베스 대통령은 이번 대선 승리를 토대로 개헌을 추진, 영구집권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90%가량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차베스 대통령이 61%, 로살레스 후보는 38%의 득표율을 각각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여론조사 전문회사인 에번스ㆍ맥도너가 실시한 출구 조사 결과인 차베스 58%, 로살레스 40% 득표 보다 더 차이가 나는 것이다. 차베스는 공수부대 중령이던 92년2월 쿠데타를 일으켰다 실패한 전력이 있으며 피델 카스트로 쿠바 지도자를 열렬히 지지하면서도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사이의 '제3의 길'을 주창해 왔다. 서방에서는 아르헨티나의 후안 페론, 페루의 알베르토 후지모리와 같은 포퓰리스트라고 혹평하고 있으나 집권기간 동안 벌어들인 오일달러를 경제 회복과 사회복지 프로그램 등에 쏟아 부어 서민과 빈민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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