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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곡동 아우디 정비공장 이전 무산?

서울시 100여일 조정 사실상 실패

업체 "시유지 이전 협의 진전없어"

주민 500여명 집회 열고 시 압박

30일 내곡 보금자리지구 아파트에서 바라본 아우디 정비공장. 9월에 개교하는 언남초교와 직선 거리로 45m 떨어진 가운데 정비공장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서울 내곡동 아우디 정비공장 이전을 둘러싼 주민과 업체 간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서울시가 중재에 나섰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중재가 진척이 없는 사이 정비공장의 공정률은 65%를 넘어 공장이전 자체가 요원해질 수 있어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중재에 나선 서울시에 대한 주민들의 비난 여론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아우디 공장 이전을 둘러싼 주민과 업체 간 갈등 해결을 위해 100여일 동안 운영돼온 갈등조정협의체가 최근 결론 도출에 실패하고 후속 회의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는 시가 선임한 갈등조정관이 이해당사자와 회의를 진행한 후 결과를 서울시에 전달하는 식이다.

내곡지구 주민들은 아우디 정비공장이 9월 개교 예정인 언남초교와 45m 거리에 있고 학생들의 통학로가 정비공장 진입로로 쓰이기 때문에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빈발할 것이라며 이전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시행사 측인 위본모터스는 관할 구청인 서초구로부터 합법적으로 인허가 절차를 밟아 공사를 진행한 만큼 대체부지 없이는 이전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사회적인 이슈가 되자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재임 시절인 지난 1월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후 입장조율을 해왔지만 사실상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협의체에 참여했던 주민대표 변종민씨는 "대화와 타협을 존중한 우리만 바보가 됐다"며 "갈등조정관 쪽에서 하는 이야기만 믿고 있다가 지금 상황까지 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시가 소유하고 있는 대체부지 제공은 현실적인 제약이 있는 만큼 공장이전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데 무리하게 시가 조정에 뛰어든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변씨는 "4차에 걸친 회의 동안 서울시는 '안 된다' '전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왔다"고 지적했다. 위본모터스 측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회사 관계자는 "한때 시유지로 이전을 긍정적으로 검토한 적도 있었지만 그 이상의 진전이 없었다"며 "주민 반발도 있고 해서 협의체에서 대안도출을 기대했는데 결과적으로 성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시의 조정이 실패로 결론 나면서 정비공장 인근의 내곡지구 입주 주민 500여명은 31일 대규모 장외집회를 여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협의에서 논의가 아직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시유지를 대체부지로 제공하더라도 공매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경우 위본모터스가 낙찰 받는다는 확신도 없고 특혜논란 때문에 용도변경도 힘들다"며 현실적인 한계가 있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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