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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부터 학생까지 대중 접근 쉬운게 판화의 매력"

[인터뷰] 이상림 '공간 판화비엔날레' 조직위원장


"판화는 재벌 총수부터 가난한 학생까지 누구나 장만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죠." 한 집에 하나씩 누구나 한 점씩 자신의 작품을 가지길 바라며 시작된 '공간 판화비엔날레'가 올해로 15회를 맞았다. 공간 판화비엔날레의 조직위원장이며 건축종합회사 공간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상림(54ㆍ사진) 대표는 "값비싼 원화에 비해 판화는 일반 대중이 접근하기 쉬운 만큼 판화비엔날레가 저변 확대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공간 판화비엔날레는 특이하게도 대상과 우수상 외에 '매입상' 부문을 마련, 2002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매입상'이란 수상자와 기업후원자를 연결해 주는 것으로 작가는 경제적 지원과 작품 소장처를 확보할 수 있고 기업 컬렉션을 통해 작품을 알리는 새로운 홍보 창구를 마련할 수 있어 유익하다"면서 "처음에는 6점이 기업 후원자와 연결됐는데 2004년에는 10여점, 2006년 30여점으로 늘어나 올해는 43점이 후원자를 찾았다"고 밝혔다. 주로 대기업과 건설회사가 구입하는데 경기가 악화된 올해는 줄어들 것이라는 걱정과 달리 오히려 증가하고 개인 소장 의뢰도 늘었다. 이 대표는 1981년에 공간그룹에 입사했고 김수근, 장세양에 이어 1996년에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회사를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고 100명 규모를 500명으로 확대시키며 회사를 키웠지만 '유능한 CEO'라는 칭찬에 얼굴을 붉히며 손사래를 친다. "기존 설계사무소의 정서와 달리 처음으로 CEO라는 직함을 썼다가 주변에서 싫은 소리를 꽤 들었습니다. 설계집단은 회사를 넘어 작가의식을 가진 조직이고 나 역시 직함을 떼면 건축가, 작가가 되는 셈이거든요." 작가로서 그의 대표작은 서울중앙우체국과 부산월드컵 경기장 등이 있다. 건축작품을 만드는 작가인 동시에 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 이 같은 건축가의 다면성은 공간그룹의 작가지원과 문화활동과 맥락을 같이 한다. "공간사라는 건축회사가 설계 작업에만 그치지 않고 잡지 발행, 극장과 전시장 운영, 건축상을 수여하고 판화비엔날레를 여는 이 모든 것은 건축과 문화의 시너지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30년 이상 지속해 온 공간그룹의 문화예술 교류를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고요." 지난해 10월에는 10년 이상 문을 닫았던 원서동 사옥 지하의 공간화랑이 재개관했고 소극장도 운영을 재개했다. 이 대표 자신이 편집장으로 있는 건축문화 월간지 '공간지(SPACE)'는 세계적인 전문지로 자리를 잡았고 오는 7월 500호를 발간한다. 서울시립미술관 3층에서 열리고 있는 공간판화비엔날레는 5월1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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