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승자는 없다. 아무리 승승장구하는 기업도 적응과 진화 없이는 요즘처럼 급변하는 세상에서는 살아남기 어렵다. 1등 기업이었던 제너럴 모터스가 그랬고, 블록버스터 비디오나 닌텐도 게임기 등은 성공이 불러온 자만에 빠져 고객의 새로운 요구와 경쟁자들의 등장에 대응하지 못해 승자의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미국 코드 컨설팅그룹의 CEO이자 수많은 기업에 창의적 전략과 혁신 방법론을 제시해 온 경영사상가인 저자는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함께 역사 속 1인자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몰락의 길을 걸었던 사례들을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급격한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11가지 원칙도 제안한다.
특히 저자는 우위를 선점했다 추락한 이들이 이미 성공한 '플랜 A' 만을 고수했을 뿐 '플랜 B'를 준비하지 않았음을 지적한다.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플랜 B'는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맞춰 실시간으로 계획을 수정해 기업을 번성하게 만드는 '적응 관리(adaptive management)' 개념을 기반으로 본래 계획인 '플랜 A'에서 파생돼 진화한 것. 저자는 성공이 '플랜 B'에 있음을 강조하며 "언제든 계획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플랜 A부터 만들어야 하고, 원래 의도를 해치지 않는 새로운 조정안을 '전략적 계획'과 '전술적 실행'의 조화를 통해 세워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전략적 진화'의 예로는 컴퓨터의 뇌를 장악한 인텔의 성공사례를 든다. 1980년대 메모리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인텔은 저렴하고 우수한 일본제 메모리칩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았다. 몰락의 위기에서 인텔은 메모리칩 사업을 과감히 버리고 마이크로프로세서에 뛰어들었다. 기존의 생산 시설과 설계능력을 활용해 새로운 문제 해결을 시도했고 이를 기존 고객에게 공급한 것. 이 새로운 전략 덕분에 인텔은 새 역사를 쓰는 중이다.
'전술적 진화'의 사례로는 50년간 저렴한 상품 공급에 집중한 월마트가 있다. 미국 최대의 할인매장인 월마트는 제품을 저가에 판매하겠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원칙으로 거듭 진화했다. 땅값이 싼 지역에 본사를 두고 직원들이 사용하는 사무용품을 최소화해 운영비용을 줄였으며, 신제품 입고를 늘리기보다는 다른 할인점에서 판매하지 않는 상품을 저렴하게 파는 세부전술을 통해 저가 전략을 실행했다. 더불어 물건을 창고에 두지 않고 곧바로 점포에 보내는 '크로스토킹 시스템', 재고 상황을 확인하고 각 매장이 소통할 수 있는 '위성 시스템'에도 투자해 월마트는 경기 위축과 상관없이 선전하고 있다.
기업의 성패는 이처럼 '플랜A'만 고집하는 승자의 편견을 깨고 '플랜B'를 먼저 준비하는 데 달려있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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