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문화 바탕 범세계적 주제 표현" 상품가치 주목<br>맨해튼 유명 갤러리서 오치균·이불등 잇단 개인전<br>장성희·김코간·이혜림등 젊은 작가들도 '러브콜'
| 오치균 ‘Empire Sta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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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갤러리, 한국작가에 '눈독'
"韓 문화 바탕 범세계적 주제 표현" 상품가치 주목맨해튼 유명 갤러리서 오치균·이불등 잇단 개인전장성희·김코간·이혜림등 젊은 작가들도 '러브콜'
조상인 기자 ccsi@sed.co.kr
오치균 ‘Empire State’
이불의 설치작품
세계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뉴욕의 갤러리들이 한국 작가들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건물 임대료 비싼 뉴욕에서, 그림 판매로 수익을 얻는 상업화랑이 한국작가를 위한 개인전을 연다는 것은 그 상품적 가치까지 내다본 선택이다. 아직 저평가 상태지만 성장 가능성 있는 한국 작가들을 뉴욕 갤러리들이 적극적으로 소개하며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
지난 2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첼시미술관에서 한국작가 오치균의 전시 ‘Defining Landscape’가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스타작가’지만 해외에서의 인지도는 아직 낮은 편이며 뉴욕 미술관 개인전은 처음.
하지만 1980년대에 키스 해링ㆍ제프 쿤스 등의 전시를 열었던, 안목 있는 첼시미술관의 초청 전시라 의미가 있다. 리처드 바인 ‘아트 인 아메리카’ 편집장은 “서양 모더니즘을 흡수한 동시에 동양의 전통을 이어받아 작품성을 확보한 오치균은 서양인에게 또다른 과제를 제시한다”고 평했다. 전시는 7월12일까지 계속된다.
앞서 지난달 리만머핀 갤러리에서는 설치미술가 이불의 개인전이 막을 올렸다. 전시장에는 수십 명의 현지 취재진이 몰려 현대적 발상과 전통적 미학의 조화를 선보이는 작가에게 질문을 퍼부었다. 리만머핀 갤러리는 이미 한국작가 서도호와 전속계약을 맺은 곳으로 이불 역시 지난해 전속작가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불의 개인전은 이달 14일까지다.
뉴욕으로부터의 러브콜이 작가의 국내 인지도와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갤러리헤노치는 갓 서른을 넘긴 한국의 젊은 작가에 관심을 갖고 지난 3월 장성희, 4월 김코간(Kim Cogan)의 개인전을 열었다.
장성희는 정교한 도시풍경을 단색화 느낌으로 표현하는 작가. 역시 풍경화를 즐겨 그리는 김코간은 첫 뉴욕 전시를 위해 선보인 뉴욕의 풍광을 담은 작품들이 특히 현지 관람객을 즐겁게 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뉴질랜드와 유럽에서 활동한 이혜림도 지난 4월 맥스랭 갤러리에서 뉴욕 데뷔전을 열었다. 이 외에도 이미 해외에서 상당한 유명세를 쌓은 한국계 작가 바이런 킴(맥스 프로테크), 미키 리(라이온즈와이어오뜨 갤러리), 박유아(존 첼시센터 포아트), 헬렌 조(데릭엘러 갤러리), 윤정미(젠킨슨존슨 갤러리) 등이 최근 성황리에 전시를 마쳤다.
한편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도 한국 작가들의 선전에 일조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조선 후기에 성행한 ‘책가도’를 소개하는 ‘미와 학습-한국의 병풍’ 특별전(6월1일까지)이 열렸는데, 특히 한국작가 신영옥의 전통 책가도를 현대화 한 대형 콜라주 작품 ‘음양의 공간’이 전통 병풍과 나란히 걸려 주목 받았다.
레이첼 리만과 데이비드 머핀 ‘리만머핀갤러리’ 공동디렉터는 “시대를 이끌 작가를 발굴하는 것이 갤러리의 임무이며 그런 맥락에서 한국작가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한국출신 작가들은 자국의 문화적 영향을 배경으로 하지만 범세계적인 주제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표현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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