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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세상 바꾼 의학계 혁신적 10가지 발견

■ 콜레라는 어떻게 문명을 구했나 (존 퀘이조 지음, 메디치 펴냄)


1830년대에 영국과 미국 도처에서 아산화질소를 흡입하는 놀이가 광범위하게 번졌다. 어린이와 학생부터 의사까지 폭넓은 계층이 이 놀이를 즐기고 있다는 보고서도 등장했다. 물론 이들은 이 같은 경험이 훗날 마취의 발견으로 이어질 것을 상상도 못했다. 마취법이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환자는 수술의 고통을 참고 버티거나 머리에 통을 쓰고 세게 내리쳐 기절 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시기, 영국 동북부에서는 콜레라로 사망자가 속출했다. 의사 존 스노우는 콜레라로 고통 받는 광부들을 돕기 위해 탄광으로 갔다가 그들이 대소변을 보는 곳 가까이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훗날 이 경험은 콜레라가 오염된 물(水)에 의해 전파된다는 '세균 이론'으로 이어졌고 인류의 문명화에 일조한 '공중 위생'의 발견으로 연결됐다.

미국의 과학ㆍ의학 전문 저술가인 저자는 인류의 문명에 기여한 의학계의 혁신적인 10가지 발견을 흥미롭게 전하고 있다. 의학의 탄생부터 공중위생, 세균 마취, 엑스선, 백신, 항생제, DNA, 정신질환 치료제, 통합의학이 그 내용이다. 저자는 이들 10가지 목록을 선정하기 위해 '영국의사협회지'의 설문조사와 미국 질병통제센터가 발행한 자료 등을 참조했다. 그런 다음 수많은 생명을 구하고 고통을 경감시킨 것, 의술을 변화시킨 것, 세계에 대한 관점을 변화시킨 것 등의 기준에 따라 10가지를 추렸다.

기원전 400년 무렵에 활동한 최초의 의사인 히포크라테스는 질병이 악령이 아닌 자연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주장했고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그의 용기 있는 주장은 600년 이상 지속된 미신에 대한 신념에 정면도전한 것이었고, 마침내 그는 '의학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다.



19세기의 이그나즈 젬멜바이스는 의사들의 불결한 손이 치명적인 감염을 전파한다는 사실을 이론화 했는데, 당시 의사 사회는 손 세척이 질병 전파를 막을 수 있다는 그의 확신을 비웃었다. 그럼에도 젬멜바이스는 세균과 그것들의 발병 기저를 확인했고 손 세척 절차를 수립해 수많은 사람들을 구하게 된다.

주제들은 이미 여러 책에서 다뤄졌던 내용이지만 저자는 발견에 이르기까지 노력한 인물들에 좀 더 꼼꼼히 접근했고 재미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유전학이라고 하면 흔히 멘델을 떠올리지만 책은 세포핵의 중요성을 주장한 에른스트 헤켈, 체세포 분열을 관찰하고 설명한 발터 플레밍, 뉴클레인(지금의 DNA)의 존재를 입증한 프리드리히 미셔 등의 고투도 비중 있게 전하고 있다. 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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