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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퍼링 악몽 끝? 다시 웃는 TIPs

이달 16억달러 투자금 유입

태국·인니·필리핀 증시 상승

中 경기불황 등은 불안 요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으로 막대한 자금이 유출됐던 'TIPs(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에 다시 해외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3월 들어 TIPs에 16억달러의 해외 투자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이에 따라 태국 증시는 20일 종가 기준으로 올 들어 10.6% 상승했으며 인도네시아는 8.5%, 필리핀은 7.2%나 올랐다. TIPs 국가들은 지난해 5월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가 테이퍼링을 암시한 후 막대한 자금이 빠져나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에만도 총 42억달러가 빠져나가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출됐다.

하지만 최근 이들 3개국이 안고 있던 경제·정치적 문제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며 다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태국 정부는 약 5개월간 계속되던 반정부 시위가 잠잠해지면서 18일 수도 방콕 일대에 선포했던 비상사태를 해지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그동안 금융시장 혼란의 주범으로 지목돼온 막대한 경상적자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최근 올해 경상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5%로 지난해의 3.3%에서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필리핀은 물가상승세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2월 필리핀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4.1%로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1월(4.2%)에서 하락했다. 지난해 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을 덮치자 전세계 투자금은 농작물 출하량 감소에 따른 물가상승을 우려하며 필리핀을 이탈했다.



다만 TIPs의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이 최근 경기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태국 상무부에 따르면 태국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으로 지난해 초부터 3·4분기까지 총 196억달러 규모의 물품이 중국으로 건너갔다. 중국은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2대, 3대 수출국이기도 하다. 삼성자산운용 매니저인 앨런 리처드슨은 "중국 금융시장 혼란이 TIPs에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태국의 정정불안이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21일 태국 헌법재판소는 "2월2일에 열렸던 조기총선이 전국적으로 같은 날 실시되지 않아 무효로 결정했다"며 "총선이 다시 실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20일 태국 야당은 "선거를 치르기 전에 정치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며 "재총선이 결정돼도 이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다시 정정불안이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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