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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인플레 막자" 환율 컨트롤 상향조정

사실상 평가절상 용인<br>2월물가 26년만에 최고치 등 경기 둔화 우려



싱가포르 "인플레 막자" 환율 컨트롤 상향조정 사실상 평가절상 용인2월물가 26년만에 최고치 등 경기 둔화 우려 김정곤 기자 mckids@sed.co.kr 싱가포르 정부가 2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환율 컨트롤 범위를 상향 조정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주요 교역국과의 무역액으로 가중 평균한 환율이며 상대국 통화에 대한 자국통화의 표면상의 가치를 나타내는 명목실효환율(NEER)에 맞춰 환율 변동폭을 조정하기로 했다. 이는 싱가포르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기 위해 사실상 평가절상을 용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외환 딜러들은 싱가포르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을 반영하는 미국 달러화를 팔고,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과 무관한 일본 엔화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통화바스킷을 운영할 것으로 해석했다. 싱가포르통화청(MAS)은 10일 "싱가포르 달러의 환율정책 범위를 명목실효환율이 통용되는 수준에 맞춰 재조정한다"고 밝혔다. 최근 싱가포르 달러는 미국 달러의 약세 속에 올들어 5.5%가 급등하는 등 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사실상 환율 변동폭(밴드)를 건드리는 초강경 카드를 꺼낸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최근 원유 등 국제 원자재 및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생필품 가격이 치솟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될 경우 싱가포르의 경제 성장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6년 만에 최고 수준인 6.5%를 기록했고, 곧 발표하는 3월 CPI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싱가포르의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상승률은 7.2%를 기록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직전 분기의 5.4% 및 시장의 예상치 6.0%를 크게 웃돌았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앨빈 리우 이코노미스트는 "통화당국이 환율정책을 재조정한 것은 싱가포르 달러의 평가절상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환율정책 범위의 재조정을 통한 자국 통화의 강세가 치솟는 수입물가를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교역량이 많은 싱가포르의 경우 CPI의 23%가 수입 물가에 좌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MAS의 성명서 발표이후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싱가포르 달러는 미국 달러 대비 1.5% 급등했다. 일본 엔화, 말레이시아 링깃화 등 다른 아시아 지역 통화도 미국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스미토모트러스트은행의 사부로 마츠모토 수석외환전략가는 "싱가포르 통화당국의 통화정책 재조정은 달러 가치를 끌어내리고 상대적으로 엔화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MAS는 지난 2004년 4월부터 자유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으며 통화정책의 범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MAS는 "환율정책의 범위(환율 변동폭)를 넓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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