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광일 한국해양대 교수는 12일 세월호 참사 후인 지난 5월30일과 6월1일 제주항 연안여객선터미널과 제주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하선하는 승객 4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차 여객선 안전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차 조사는 2월21일과 22일에 같은 장소에서 실시됐다.
조사에 따르면 피난해야 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전한 대피를 위해 어떤 경로로 이동하겠느냐는 질문에 '승조원이 알려주는 경로'라고 답한 사람은 18.5%에 그쳤다. 1차 조사 때의 43.3%에 비해 무려 24.8%포인트나 떨어졌다.
대신 '비상표지판을 따라가겠다'는 응답자는 1차 조사 때보다 4.3%포인트 높아진 32.2%를 기록했다. '아는 길로 가겠다'는 응답자는 25.2%로 1차 조사 때의 13.1%에 비해 12.1%포인트 높아져 세월호 사고 이후 승조원에 대한 불신이 강해졌음을 보여줬다.
또 피난 상황 때 가장 도움이 될 방법에 관해서는 선박 구조에 익숙한 승조원들에게 의존하겠다는 비율이 66.5%로 1차 조사 때의 73.3%에 비해 낮아졌다.
그러나 선박 탑승 때 탈출용 구명벌 등을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안 했다'는 승객이 61.1%(1차 조사 59.1%)를 차지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탈출용 장비에 대한 확인을 여전히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다.
황 교수는 "승조원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스스로 탈출방법을 찾겠다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사대상 승객의 77.6%가 승선할 때 재난을 우려하면서도 절반 정도가 비상대피로조차 확인하지 않는 등 여전히 안전의식에 미흡한 점을 드러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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