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개인 및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시중은행의 지급준비금 대비 대출 가능 한도를 현행 50%에서 60%로 높인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조치로 시중에 100억헤알이 신규 공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지난달 25일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방식 등으로 450억헤알 규모의 부양책을 내놓은 지 약 3주 남짓 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번 조치로 중소기업 신규 대출 여건이 개선되면서 대외수출을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브라질 재무부는 주택담보대출 활성화를 통한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해 신종 면세채권 발행을 허용한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브라질이 한달 사이 두 차례나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선 것은 10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재선을 노리는 호세프 대통령의 경제적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다급한 조치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다음주에 발표되는 브라질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은 -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발표된 이달 인플레이션율은 6.5%로 중앙은행 목표치인 4.5%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이처럼 부진한 경제지표는 호세프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강력한 대선 경쟁후보로 꼽히던 마리나 시우바 전 연방 상원의원이 최근 사망한 에두아르두 캄푸스를 대신해 이날 야당인 브라질사회당(PSB) 후보로 공식 확정되면서 호세프의 재선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호세프 대통령은 지지율 36%를 기록해 시우바 후보(21%)와 아에시우 네베스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후보(20%)를 따돌렸으나 결선투표로 이어질 경우 예측불허의 접전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호세프와 시우바가 결선에서 격돌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경우 네베스 후보는 시우바를 지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이날 경기부양책이 발표되자 상파울루 보베스파증시는 전날보다 0.73% 오른 5만8,878으로 지난해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불투명한 대선전망 때문에 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주저하면서 부양책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토니 볼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차기 대통령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11월까지 기다리는 편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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