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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우즈 리턴매치 첫날부터 '팽팽'

양 이븐파, 우즈 1언더…버바 왓슨 등 4언더 선두

9번홀(파4). 양용은(38)이 150야드를 남기고 친 두번째 샷을 홀 1m 안쪽에 바짝 붙였다. 좀더 가까운 곳에서 친 타이거 우즈(35ㆍ미국)도 1.5m에 떨어뜨렸다. 미국프로골프 시즌 네번째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1년 만에 다시 만난 양용은과 우즈는 첫날 마지막 홀에서 나란히 깔끔한 버디를 잡아낸 뒤 팬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휘슬링 스트레이츠 골프장(파72ㆍ7,507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지난해 이 대회 최종일 맞대결에서 희비가 엇갈렸던 양용은과 우즈가 접전을 펼쳤다. 양용은은 버디 4개와 보기 4개로 이븐파 72타, 우즈는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짙은 안개로 경기가 3시간 가량 늦게 시작된 탓에 절반 가량의 선수들이 경기를 끝내지 못한 가운데 양용은은 공동 47위, 우즈는 공동 22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나란히 부진에 빠졌던 두 선수로서는 무난한 출발이었다. 4언더파 68타를 친 공동 선두 버바 왓슨(미국),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와 그리 멀지 않은 차이. 14개 홀을 치른 어니 엘스(남아공)와 매트 쿠차(미국)도 4타를 줄였다.

10번홀에서 우즈, 비제이 싱(피지)과 함께 출발한 양용은은 전반에 버디 없이 보기만 1개를 기록한 뒤 후반 들어 버디와 보기를 주고받다 마지막 홀 버디로 이븐파를 만들었다. 양용은은 “어려운 홀들을 잘 넘기고 이븐파로 무난하게 막은 만큼 최선을 다해 컷을 통과한 뒤 본격적인 타이틀 방어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지난주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에서 18오버파로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냈던 우즈도 충격에서 벗어난 듯했다. 첫 2개 홀인 10번(파4)과 11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우즈가 연속 버디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8월 뷰익오픈 이후 1년 만이다. 모처럼 큰 미스 샷 없이 안정적인 경기를 펼친 그는 “몇 차례 버디 기회를 놓쳤지만 그래도 언더파를 기록했다. 오늘처럼 쳤는데 이븐파였다면 실망했을 것”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맞대결의 분위기는 어땠을까. 양용은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플레이 도중 일상에 관한 개인적인 얘기를 나눴다”면서 “7번홀(파3)에서 내 차례에 싱이 먼저 치려고 나서자 우즈가 ‘나이가 들어서 그러니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수 배우겠다는 자세로 편안하게 임했다”는 그는 “우즈의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고 전했다.

올 시즌 일본투어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경태(24ㆍ신한금융그룹)가 2언더파 70타로 선전을 펼쳐 공동 12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를 노리는 필 미켈슨(미국)은 11번홀까지 1타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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