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기의 회복속도가 빨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중국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지난 5월 소매판매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2% 증가했으며 산업생산 역시 지난해보다 8.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증가한 것은 중국이 경기부양 정책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지표들이 당초 예상치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자 전문가들 역시 그동안의 의구심을 떨어내며 오히려 세계경기 회복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점차 돌아서고 있다. 준마 HSBC 중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에 발표된 수치가 V자 형태의 경제회복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은행의 5월 신규대출 규모 역시 6,645억위안(약 970억달러)으로 지난해 5월(3,185억위안)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해 적극적인 경기회복을 겨냥한 중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기조가 지속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경제지표가 두드러지게 개선되는 가운데서도 중국경제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이번 발표에서 드러났듯이 수출감소ㆍ소매증가 현상은 내수경기 부양 의존도를 심화시키는 것이어서 중국의 내수가 얼마나 더 완충효과를 발휘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중국 수출실적이 7개월 연속 감소하자 경기회복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했다. WSJ는 “중국 은행들의 (당국의 의도대로) 경기부양을 위한 무리한 공격적 대출로 부실자산이 점증하고 있다”며 긴축정책 선회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을 정도다. 큉왕 홍콩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는 중국경제가 개선된다는 보강 증거로 보인다”면서도 “중국이 점점 내수시장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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