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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누구를 위한 방송?

방송위원회가 경인민방 새 사업자 선정 무산을 발표한 23일, 선정에 응모한 컨소시엄 중 일부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야심찬 계획을 제시한 컨소시엄들은 이번 무산을 사업권 확보 실패로 받아들이며 억울해 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공모 무산은 일면 사업자들의 자승자박이기도 하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방송계에 불거진 온갖 음모설과 상대방 흠집내기는 그 결정판이다. ‘누구는 청와대가 밀고 있다’ ‘누구는 여당 모 인사와 줄을 댔다’는 류의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줄을 이었다. 몇몇 컨소시엄에서 논란이 된 지역케이블TV방송사(SO) 위장계열사 논란과 회계 투명성 논란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그 누구도 논란을 해소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오로지 상대방 헐뜯기에만 열중했다는 사실이다. 결국 방송을 방송으로 보지 않고 권력으로 여기는 듯 하다. 전파의 공익성이라는 거룩한 정의까진 아니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로 조차도 보지 않고 오로지 지상파TV라는 거대한 언론권력을 가질 수 있다는 불순한 의도에서 1대주주 자리를 어떻게든 차지하겠다는 진흙탕 싸움이 불거진 것이다. 새 경인민방 사업자 선정은 작게는 지역 시청자 권리 향상에 의미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지상파TV의 시청자 권익 문제를 새롭게 정의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새 경인민방이 제대로 성공한다면 기존의 지역민방은 물론, 중앙방송사에까지 지금보다 훨씬 시청자 권익을 요구할 수 있는 좋은 모델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선정 무산은 오히려 지역 시청자들과 방송계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번 기회에 각 사업자들은 기존의 방송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방송위원회 역시 엄정한 심판 역할로 결정력 부족이라는 아마추어리즘적 비판에서 벗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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