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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 미국은 지금 통화위기인가
입력2006-06-18 16:32:31
수정
2006.06.18 16:32:31
미국은 달러 유출이나 무역수지 적자를 상쇄하기 위해 하루 30억달러를 해외투자가들로부터 빌려야 한다. 높은 무역ㆍ재정 적자와 낮은 저축률이 계속 유지될 수 없으므로 결국 달러의 붕괴와 심각한 경기침체가 닥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경제논리가 장기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지난 10년간은 별로 도움이 안된 것도 사실이다. 지난 90년대 중반 350억달러라는 무역적자가 미국을 곧장 통화위기로 몰아갈 것이라고 많은 관찰자들이 예상했다. 물론 다행히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미국이 양쪽 모두에서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소비재에 대한 거대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미국은 계속 달러를 찍어냈다.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은 그것을 만족스럽게 받아들였다.
달러의 현 교환 가치는 두개의 상반되는 힘의 결과다. 먼저 미국의 무역적자는 수입품을 사기 위해 외국 화폐와 거래된 달러의 총량이 미국산 상품을 구하기 위해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이 필요로 하는 달러량을 능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급이 수요를 앞서고 이것은 달러 가치에 대한 하향 압력으로 작용했다. 즉 평가절하다.
다른 한편으로 오랫동안 해외 국가들은 미국의 해외투자분보다 많은 자금을 미국 금융자산에 투자하기를 원해왔다.
이 두 가지 불균형이 정확히 상쇄될 때 달러에 대한 공급과 수요는 일치하며 교환 가치도 안정된다. 2001년 이후 달러 가치는 지속적인 절하 현상을 보였지만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미국채권을 계속 매입하면서 그나마 지금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결국 해외 자본의 지속적인 유입이 미국 내에서 극단적으로 낮은 저축률과 높은 수준의 투자가 공존하는 역설을 설명한다. 미국 회사들은 외국인들의 저축을 이용해 건물을 짓고 설비를 구입하는 셈이다.
외국 자본의 유입이 끊긴다면 두 가지 결과가 나타난다. 첫째, 미국 내 금융 부분에서의 달러에 대한 과도한 수요가 무역 부분의 과도한 공급을 더 이상 상쇄할 수 없으므로 달러 가치는 급격히 하락할 것이다. 둘째, 시장이 질서가 잡힐 때까지 투자는 줄고 저축은 늘어나는데 투자자금 공급의 감소가 금리를 끌어올린다. 즉 거대하고 장기적인 경기 후퇴, 미국판 통화위기가 나타나는 것이다.
미국에 물건을 팔기 위해 오히려 미국에 돈을 빌려주는 아시아 국가들의 이런 행태는 분명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마지막 셈을 해야 할 때가 오면 소비 위주의 미국 경제나 수출 위주의 아시아 경제 모두에 고통만 남을 것이 분명하다.
아시아 국가들에 미국 저축의 파이프라인을 잠재적으로 끊어버릴 수 있는 어떤 변화가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일본의 디플레이션시대의 마감이 아시아에서 소비를 늘리고 저축을 줄일지 모른다. 아시아에서 투자 기회가 늘면서 미국국채 매입이 감소할 것이다. 물론 현재의 상태가 어떤 통화위기 없이 무한정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모든 무역적자가 소비 때문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 적자의 상당 부분은 생산성을 올리기 위한 투자에 소요된다. 지난 18세기 미국은 운하와 철도를 건설하기 위해 유럽으로부터 많은 돈을 빌렸다. 결국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를 갖게 됐다.
하지만 다른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들은 서구로부터 많은 돈을 빌린 후 대부분을 소비에 써버린다. 일단 소비의 향연이 끝나면 그들은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외채만 짊어지게 된다. 수입원자재 부족으로 인한 산업 생산의 중단과 국민들의 고통만이 남았다.
아마 미국의 상황은 두 경우의 결합일 것이다. 미국은 지금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이상을 소비한다. 동시에 수입의 중요한 부분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신기술 투자와 관련이 있다.
미국은 상황을 심각히 받아들이고 바로잡아야 한다. 조정이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도 있다. 점진적인 달러 가치 절하는 계속된다. 미국은 해외로부터 필요한 돈을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주저하는 외국 채권자들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서는 달러 가치가 더 떨어져야 하고 금리는 올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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