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야후 인수 시도를 둘러싸고 미국 굴지의 정보기술(IT) 기업과 미디어 기업들의 한판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야후는 몸값을 올리기 위해 다국적 미디어 기업인 타임워너의 계열사 AOL과 사업협약을 추진 중이고, MS는 세계 최대 미디어 기업인 뉴스코프를 끌어들여 야후 인수에 협공을 가하려는 양상이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야후와 AOL이 인터넷 운영사업 부문을 통합하는 방안에 관해 협상하고 있으며, 곧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야후가 타임워너의 온라인 계열사인 AOL을 흡수하는 대신 타임워너는 야후에 현금투자를 함으로써 20%의 지분을 얻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후는 타임워너의 투자금으로 자사 주식을 지금보다 높은 주당 30~40달러 수준의 가격에 매입해 기업의 몸값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MS는 당초 야후에 420억달러(주당 29.24달러)를 인수가로 제안했다. MS사는 이에 맞서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 회장의 뉴스 코프 측과 접촉해 야후의 공동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사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지만 만약 두 기업이 함께 야후를 손에 넣을 경우 뉴스코프가 인수한 인맥사이트 마이스페이스와, MS의 온라인 포털 MSN, 야후가 결합해 세계 최대의 온라인 포털이 탄생하게 된다. 이는 인터넷 공룡이라 불리는 구글을 뛰어넘는 것으로, 업계 판도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야후와 AOL은 방문자 수 기준으로 업계 3,4위에 해당한다. 이들이 결합하면 방문자수만 2억4,000만명에 달한다. 이는 야후의 잠재가치를 더욱 높이게 되므로 야후는 가격협상에서 MS를 압박할 명분이 생긴다. 야후는 AOL과의 거래뿐 아니라 구글에 온라인 광고를 아웃소싱하는 것도 협상중에 있다. 이미 온라인 광고시장을 석권한 구글에 야후가 광고사업을 맡기게 되면 야후는 보다 안정된 현금흐름을 확보할수 있다. 하지만 구글 아웃소싱은 야후 전체 광고 중 3%를 약 2주간만 시범사업 형태로 진행 될 것으로 보여 수익추구보다는 MS와 인수협상을 위한 시위성 측면이 강하다는 관측이다. 야후의 대주주인 빌 밀러 레그 매이슨 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가격이 저평가된 상황에서 MS 인수를 지지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MS가 결국엔 야후 주주들의 구미에 맞춰 인수가격을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데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