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량 늘고 가격경쟁력 확보로 다시 주목<br>100년만에 대대적인 신설·확장·보수공사<br>버핏 '벌링턴' 지분확대 등 투자도 증가세
20세기초 미국 경제를 열광으로 몰아넣었던 철도시대가 한세기만에 다시 부활하고 있다.
미국 철도산업은 도로 및 항공 운송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데다 넉넉한 수송물량을 확보해 100년 만에 대대적인 보수 및 확장공사를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3일자에서 지난 수 십년 동안 도로 및 항공 등에 밀려 수송업계에서 찬밥 신세였던 철도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철도 업계는 이른바 철도 르네상스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일련의 사업을 통해 신규노선 신설과 굴곡 구간의 직선화, 터널과 화물 보관소 확장 및 신설, 신형 열차 구입 등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지금까지 100억 달러가 투자됐으며 앞으로도 120억 달러가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미국 내에서 마지막으로 철도망에 대한 대대적 투자가 이뤄진 시기가 1900년에서 제1차 세계대전 사이였던 점을 감안하면 거의 1세기 만에 철도망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철도업계가 이처럼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은 철도사업 환경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철도를 통해 목재나 석탄 같은 원자재가 주로 운반됐지만 지난 2003년 이후에는 아시아 등지로부터 수입된 소비재 수송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속도로망의 노후화와 이로 인한 정체 증가, 고유가 등으로 트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상대적으로 장거리 화물 분야에서는 철도 수송이 각광을 받고 있다.
심지어 미국 최대의 트럭 운송업체인 JB 헌트 트랜스포트 서비스는 비용 절감을 위해 장기리 화물을 트럭이 아닌 철도를 통해 수송하고 있다. 지난 2004년까지만 해도 트럭을 통한 화물 수송량은 도로 및 철도 수송량의 82%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었지만 지금은 철도를 통한 수송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철도업계에서는 화물을 수송하는데 드는 연료비가 트럭에 비해 3분의1 밖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철도망의 개선으로 수송의 효율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포크 서던의 찰스 무어만 최고경영자(CEO)는 "드디어 철도업계가 수익을 내고 있다"며 "수익금을 철도 확장과 보수에 쏟아 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철도 전문가들은 장거리 화물트럭 200만대 분의 화물수송 수요를 철도로 돌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한편 철도산업에 전망이 밝아지면서 이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워런 버핏 회장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봄 미국 2위의 철도 업체인 벌링턴 노던 산타페의 지분을 11% 확보한 이후 투자를 계속 늘려 현재는 18%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버핏의 투자는 철도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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