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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2월 13일] 특허전쟁에서 살아남기

정보기술(IT) 관련 벤처기업을 경영하는 최모 사장은 지난 2년간 겪어왔던 일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을 쓸어내리고는 한다. 그가 운영하는 회사는 2년 전 어느 외국계 기업에 의해 자신들이 출원했던 것과 유사한 특허가 출원되자 특허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조만간 본격적으로 내수시장 공략에 나서려 했던 제품이 자금력을 갖춘 외국계 기업에 밀려 빛을 못 볼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는 외국 거대기업과 특허분쟁을 벌인다는 말에 바위로 계란을 치는 격이라며 다들 손사래를 쳤다고 한다. 하지만 이 회사는 주도면밀한 준비작업을 거쳐 지난달 결국 성공적으로 특허소송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회사가 소송과정에서 투입한 비용은 1,000만원 정도. 외부에서 받은 전문 컨설팅 비용을 합쳐도 중소기업인들이 우려하는 것만큼 그리 큰 액수는 아니었다. 글로벌 경영시대를 맞아 전세계적으로 기업 간 특허분쟁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최근 하이닉스반도체도 미국의 대표적 특허괴물 인터렉추얼벤처스와 특허소송에 휘말렸을 정도다. 특허괴물은 중소기업들이 특허인식 부족과 비용문제 때문에 특허 방어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중소기업 가운데 특허소송 자체가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해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쉬쉬하며 넘어가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기술보호범위가 충분하지 않은 특허를 출원하거나 특허권 침해소지가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를 못하는 바람에 나중에 더 큰 피해를 당해 안타까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전문컨설팅 등 특허권 방어태세를 갖추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생각보다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특허를 출원할 때 사전 기술조사와 서류작업만 꼼꼼히 해뒀다면 실제 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확률도 높기 마련이다. 이제 우수한 기술력과 성실함만을 앞세워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기술을 보호하고 특허권 침해에 대응하지 않으면 호시탐탐 기술사용료를 노리는 특허괴물과 자본력으로 밀고 들어오는 외국계 기업의 공세 속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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